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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계 빅2] 삼성의 초심 되찾기…이재용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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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단종 의사결정 빨랐지만…폭발 원인규명 늦어져
충성고객 방치해 손실 더 높여
이건희 회장 '1등의 위기론' 새겨야
지배구조 개편 등도 남은 과제


[위기의 재계 빅2] 삼성의 초심 되찾기…이재용 리더십 시험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갤럭시 노트7과 서류가방을 들고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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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이하 노트7)의 단종을 결정하기 직전,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종 보고가 올라갔다. 지난달 2일 노트7에 대한 리콜을 결정한 지 한 달 만이다. 리콜에 드는 비용은 약 1조원. 이번에 단종을 결정하면 3분기에만 2조6000억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런 만큼 이 부회장의 결단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보고를 받은 이 부회장은 한 시가 급한 문제라는 CEO들의 판단에 동의했다. 미국 정부도 제품 조사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가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외부 판단에 따라 제품을 단종시키는 최악의 상황은 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보고를 올린 임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 조 단위 손실이 나는 단종 결정을 내린 후에는 정해져 있던 북미법인과의 회의, 해외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의사결정은 빠르게 해 주되 본인이 할 일을 하는 평소 스타일이 반영된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평소 스타일 자체가 말로 업무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단종 결정을 최종 승인했다는 것 자체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노트7 사태가 터지면서 이 부회장은 예상치 못한 시험대에 놓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전면 리콜 조치를 내렸을 때에만 해도 '과감한 결단'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리콜 이후 원인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고, 이는 단종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이 부회장은 이번 초유의 사태를 빚은 문제, 즉 '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소비자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재계 관계자는 "손실을 감수하고도 신뢰를 얻기 위해 단종이라는 카드를 내놨지만 원인 규명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그것이야말로 갤럭시 브랜드의 재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이자 시험대에 오른 이 부회장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 재계 빅2] 삼성의 초심 되찾기…이재용 리더십 시험대


이에 따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현재 원인 규명을 토대로 어떤 경우에 제품이 폭발했는지 재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정부의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는 삼성이 공식적으로 폭발 재연 등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납득했다는 여론이 나오면 그 후에 갤럭시 차기작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트7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 스타트업 스타일의 조직문화 개편, 전장사업과 인공지능 등 신사업진출 등의 과제는 다음 문제다.


이와 동시에 이 부회장은 지배구조 투명화와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에도 대응해야 한다.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대규모 배당을 요구하고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2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성명을 내고 "최근의 노트7 위기가 삼성전자의 운영방식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당에 대한 요구를 점점 더 키워나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이 부회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수많은 과제가 쌓인 최악의 상황이지만 오히려 문제를 잘 풀어낼 경우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1등의 위기, 자만(自慢)의 위기'라는 말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지위에 취해 있기보다는 소비자는 틀리지 않았다는 말을 기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신들도 이번 사태가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간 경영 전면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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