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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토종기업]스타벅스 잡겠다던 국내 커피전문점, 성장에 급제동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0초

1세대 토종커피브랜드 할리스, 2013년 사모펀드 매각된 후 3년만 재매각 수순
1000호점 돌파 목전에 뒀던 카페베네, 줄줄이 외식사업 실패하며 사모펀드 품에

[희비 엇갈린 토종기업]스타벅스 잡겠다던 국내 커피전문점, 성장에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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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커피업계에서도 토종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침체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 탓에 '총알(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할리스커피 등 1세대 토종 커피브랜드는 사모펀드에 줄줄이 매각돼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2년 스타벅스, 커피빈 등 해외 커피 브랜드가 국내 커피업계를 주름잡던 당시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등이 등장하며 이들의 독주를 막겠다고 나섰지만 줄줄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현재 토종 커피 브랜드 1세대 중 명맥을 이어가는 곳은 대기업 커피전문점을 제외하고 탐앤탐스와 이디야커피 뿐이다.


1세대 토종 커피 브랜드인 할리스커피는 2013년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450억원에 경영권을 사들였다. 할리스커피는 주인이 바뀐 뒤 매출액은 2013년 700억원대에서 지난해 1000억원대로 40%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직영점 위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탓에 영업이익률은 10%에서 6%로 내려앉았다.

[희비 엇갈린 토종기업]스타벅스 잡겠다던 국내 커피전문점, 성장에 급제동

업계에서는 '주인없는 회사'가 되면서 내실보다는 외형 확장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 이후 적극적인 직영점 확대, 디초콜릿커피사업부 인수, 할리스커피클럽 등 새 브랜드 론칭 등을 통해 기업가치 향상을 이끌어냈지만 일각에서는 몸값을 올려 되팔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이는 현실이 됐다. 올해 IMM프라이빗에쿼티는 할리스커피 인수 3년만에 매각에 나섰다. 할리스커피 브랜드를 운영하는 할리스F&B 지분 91.82%와 경영권을 팔기로 하고 매각 주간사로 도이치뱅크를 선정,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2000억원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토종 커피 브랜드 열풍을 주도한 카페베네도 '토종' 명맥을 오래 잇진 못했다. 카페베네는 2008년 문을 연 후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리며 한때 국내 최대 토종 커피체인 규모를 자랑하며 '1000호점 달성' 목표를 고지에 뒀지만, 국내 900여개 매장에서 멈췄다. 2012년부터 새로 시작한 베이커리, 이탈리안 식당, 드러그스토어 등에 연이어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였던 카페베네는 지난해 12월 말 K3 제5호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김선권 회장이 카페베네 지분을 매각한 것. 김 회장의 지분율은 49.5%에서 7.3%로 감소해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페베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83억원으로 전년대비 3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억3232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등이 줄지어 사모펀드에 넘어가면서 토종 커피 브랜드 1세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면서 "경영 전문성이 결여된 채 내실보다 주먹구구식 외형확장에만 몰두한 게 토종커피 1세대 몰락의 이유"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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