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대북공조 논의 보고될 듯
靑관계자 "北은 언제든 도발 가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청와대가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을 앞두고 긴장 속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순방 중인 지난달 9일 5차 핵실험을 전격 감행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추가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 움직임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청와대는 더욱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7일 오후 이원종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고 북한 동향과 한미공조체제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라인을 중심으로도 지속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참모는 "북한의 움직임을 일일이 파악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수준에서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주말에도 수시로 북한의 동향과 안보 상황을 보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4일 북핵 대응 차원의 한미공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이 이날 새벽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이날 출장 결과를 보고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관계당국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보고 내용에 이 부분이 포함되는지도 관심이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선제타격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한다는 것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방증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주말이 북한 도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핵탄두 소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실험할 준비가 돼 있다. 당 창건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위력을 보일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다음달 미국 대선이 예정된 만큼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 김정은의 행보가 예측불가능하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또 다른 참모는 "과거 북한 지도자는 도발을 하더라도 주변 정세를 감안하는데 김정은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존재"라면서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내려진 '준비상체제'에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비상체제가 계속 진행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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