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인수후보군 아메리카·유럽·그린어스호 등 총 7척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중인 한진해운의 1만TEU급 이상 선박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박펀드 자금을 이용해 선박을 신조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신조에만 2~3년이 걸리는 선박펀드를 활용하는 대신 당장 운항에 투입할 수 있는 한진해운의 알짜 컨테이너선을 매입해 신규 동맹 합류 작업에 주력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7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는 1만TEU(1TEU=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현대상선은 채무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정부의 선박펀드 자금을 지원받아 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몇몇 조선사와 접촉해 1만4000~1만5000TEU급 선박 건조를 검토하고 출자전환이 완료되는 지난 8월 중 선박펀드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선박 신조 대신 인수에 나서게 되면 재편된 해운동맹에 속해 영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서다. 현대상선이 선박펀드를 활용해 이달 중으로 발주 요청을 한다고 해도 선박 건조기간을 감안하면 실제로 배를 노선에 투입하는 것은 2018년 이후가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우고 오는 4월 출범하는 신규 동맹 '2M'과의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당장 노선에 투입할 수 있는 선박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 중에서도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진해운의 자가보유 선박 중 1만TEU급 이상 선박은 '한진수호호' '한진아메리카호' '한진유럽호' '한진그리어스호' '한진골드호' 등 1만3000TEU급 선박 5척과 '한진차이나호' '한진스페인호' '한진코리아호' '한진네덜란드호' '한진유나이티드킹덤호' 등 1만TEU급 선박 5척 등 총 10척이다.
이 중 한진수호호는 중국에서 가압류된 상태고, 한진스페인호와 한진유럽호는 채권자(선박금융회사)에게 반환 예정으로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인수 후보군은 사실상 총 7척으로 좁혀진다. 채권자들의 추가 권리행사로 인해 앞으로 인수 후보군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계속가치와 청산가치를 분석한 중간 실사보고서가 나오는 11월 초께 법원이 선박, 인력 등의 자산 매각 범위 등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인수 대상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11월 2M 합류를 위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머스크, MSC 선사와 항로운영계획 등 실무 협의를 진행중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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