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 독일은 높은 인건비 부담으로 독일 산업생태계 약화가 우려되자 기존 제조업 부문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국가 전략상품 개발 추진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6개 지역에 '중소기업 4.0 역량센터'를 출범하는 등 디지털화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시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기계·장비'를 만들어 수출하던 국가 산업모델에서 '기계+시뮬레이션+주문·생산정보+모니터링+에프터마켓'을 연결한 기업을 수출하는 산업모델로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최첨단 로봇·과학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경기장인 국립스타디움에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설치, 신원을 파악해 10개 언어 중 하나로 좌석을 안내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광객의 짐을 옮겨주는 로봇과 도시 곳곳에 무인택시를 잡아주는 로봇도 배치할 예정이다. 로봇 제조업체 무라타 메뉴팩처링이 개발한 소형 치어리딩 로봇을 이용해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들을 도로 주변에서 응원하거나 그들과 함께 뛰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독일의 4차 산업혁명과 일본의 2020년 도쿄올림픽과 같이 국가브랜드 차원에서 제조혁신 선도국으로서 한국을 브랜딩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제조기업의 스마트화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별 센터 운영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소제조기업의 스마트화 현황과 혁신과제' 세미나에서 홍재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제조혁신의 국가브랜딩은 글로벌 시장에서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큰 수혜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핵심동력이며 21세기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스마트화를 통한 중소제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제고는 제조업 비중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21세기형 국가성장전략이다. 이번 세미나는 중기연구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중소기업청, 중기중앙회,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후원했다.
홍 연구위원은 "지역별 스마트화 역량강화센터를 운영해 가이드라인과 단계별ㆍ부문별 툴박스, 컨설팅을 지원하고 금융ㆍ세제 측면에서 장기저금리 전용대출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스마트화 투자촉진 세제혜택도 마련해 연계 지원하고 특성화고등학교 등의 스마트제조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비즈니스모델 고도화와 제조여건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홍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스마트화는 중소기업의 자생적 스마트화만 의존하는 상향식 보다는 스마트화 공급기업과 연구기관이 주축이 되는 하향식 스마트화도 중요하다"며 "스마트화 공급기업과 연구기관의 실태파악·지원은 물론 이들간의 공동연구를 활성화 하는 등 스마트제조 공급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도심에 입지한 소규모 공장이 성장하면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형 공장 프로젝트와 같이 좁은 부지의 효율적 활용ㆍ환경문제의 효과적 대응·고객 접근편의성 증대 등 도심공장의 애로사항은 해결하고 장점은 부각시키는 종합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웃돌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미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제조 강국들은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규봉 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혁신방향' 발표를 통해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홀로그램, 3D 프린팅 등의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제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며 "이에 따라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봉 수석연구원은 스마트 공장 구축과 제조업 빅데이터 활용, 뿌리기업의 스마트화 등을 제안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제조업 혁신 3.0을 위해 시작된 스마트 공장 구축이 보다 체계적이고 내실 있게 가속화돼야 한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연계되는 빅데이터 활용 전략이 제조 업종별로 제시되고 이를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뿌리산업은 자동차ㆍ조선ㆍ전자 등 주력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산업으로서 자동화ㆍ정보기술(IT)화를 통한 스마트화는 한국 제조혁신의 출발이자 필수 요소이다. 특히 소공인 뿌리기업에 대한 맞춤형 스마트화는 21세기에 걸맞은 초연결 제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절실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제조업의 경쟁 룰의 변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면 우리나라 제조 기업의 경쟁력 기반이 상실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임채성 건국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제조기업 경쟁력 기반 상실의 도전'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제품을 개발ㆍ생산하고 판매ㆍ서비스하는 모든 과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이를 관리하는 경영과 조직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며 "3차 산업혁명 시기와 달리 제조업 경쟁력 기반인 생산 효율화와 축적된 숙련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기반이 상실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제품 혁신, 공정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러한 시기에 세계적으로 앞선 제조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의 제품 혁신, 공정 혁신,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경쟁국보다 빠르게 일구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간, 중소기업-대기업간 협력을 통해 단위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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