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물류대란 관련한 책임 추궁이 이어졌다. 또한 국감 최대 이슈로 떠오른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도 함께 다뤄졌다.
정무위는 이날 국회에서 국감을 진행, 증인으로 출석한 조 회장에게 관련 질타가 쏟아졌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회장에게 오너로서의 책무 등을 따져 물었다. 민 의원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기까지 대주주 오너로서 최선의 노력 다했나"라며 "국가 경제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친 법정관리 사태에 대한 책임의 무게는 무엇인가"라고 질타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앞서 한진해운이 산업은행에 보낸 공문을 언급하며 "이정도면 대마불사 배짱으로 법정관리를 운운하면서 채권단 및 국민들을 협박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문 마지막에 보면 단기 유동성 공급을 간곡히 요청한다. (안 된다면) 당사는 단기간 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울러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조 회장이 진정으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각오가 있다면 전 재산을 털어서 기업주는 망해도 기업은 살린다는 각오로 임해야 국민들이, 국가가 지원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재산의) 5분의1을 내놓고 (정부가) 알아서 해라라는 자세라면 국민들이 국적 해운사 맡긴 것을 참담하게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조 회장은 "물류 사태와 그런 문제로 국민 및 의원들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연신 낮은 자세를 보였다.
다만 조 회장은 특히 "외국 선사들이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아 물량공세와 저가공세로 출혈경쟁에 나서면서 사기업으로서 경쟁을 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면서 "(그래서) 할 수 없이 자율협약을 요청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조 회장은 또한 한진해운의 회생에 대해 "경영은 누가 하던 간에 해운업은 살려야 한다"면서 "한국 수출물량 90% 이상을 해운업에 의존하는 이상 해운업이 살아야한다는 것이 물류산업에 대한 사견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 국감에선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도 어김없이 불거졌다. 민 의원이 "미르재단에 10억원을 출연했나"라고 질의하자,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나중에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재단 목적이 좋기 때문에 10억원을 출자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의원이 "10억원은 무슨 돈인가. 사후 보고 받으면서 누구한테 요청을 받은건지 확인을 안했나"라고 질타하자, 조 회장은 "대한항공 돈이고, 전경련에서 요청받았다"며 "그때 조직위원장을 하고 있어서 사장한테 전결권을 줬기 때문에 나중에 보고받았다"고 부연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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