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문화재 정밀안전 진단서 '내진' 항목 빠져
주요 건축문화재 71건, 규모 5.1~6.6 지진에 무너질 위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문화재청의 지진 대응에 허점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9일 문화재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안전점검, 재난파악 등에 대한 지적이 속출했다.
지난 12일 경주 지진(규모 5.8)으로 피해를 입은 영남권 문화재는 100건. 문화재청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밀안전 진단을 통해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다. 그러나 20일~26일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내진 항목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의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문화재의 이력이 사업별로 관리돼 재난피해 현황을 즉각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번 지진으로 난간석이 이탈한 불국사의 다보탑은 이탈 부위가 1925년에 파손돼 접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별 이력 관리와 이에 따른 내진보강이 체계적으로 이뤄졌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주요 건축문화재의 지진·홍수 재해 위험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받은 관련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건축문화재 71건이 규모 5.1~6.6의 지진에 무너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김 의원은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하루빨리 지진 재해의 위험도를 평가·관리하는 종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도 "2018년부터 운영 예정인 방재정보 통합시스템 구축부터 내년에 가능할 수 있도록 앞당겨야 한다"며 "문화재를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국가기반시설로 지정해 상시적으로 위험 관리(Risk Management)를 하도록 관련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