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고발 따라 강남경찰서 내사 중...공식 행사 여부 등 쟁점될 듯...강남구는 "법 위반 아냐" 해명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경찰이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에 대해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청장은 유ㆍ무죄와 관계없이 온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던 김영란법 발효 후 수사 대상 1호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지회장 박식원)는 28일 신 청장을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김영란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신 청장은 전날 지역 내 경로당 회장ㆍ회원 등 160여명을 초청해 수원 화성ㆍ용인 민속촌 등을 관광시켜 주고 수원의 한 갈비집에서 식사를 대접했다. 또 호도과자ㆍ우유 등을 개별적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회 측은 전날 오후 김영란법ㆍ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금품ㆍ향응 제공에 해당한다며 경찰에 서면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신 청장의 혐의 여부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전날 발효된 김영란법에 따라 공무원들이 일제히 고급 식당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 몸조심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 청장이 고위 공직자 중 첫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사건이 접수돼 내사에 들어갔다. 고발인을 불러다 조사를 할 계획이었는데 오늘은 바쁘다고 출석을 못한다고 들었다"며 "김영란법상 공식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음식과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닌 데, 이날 행사가 여기에 해당되는 지 여부를 살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법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과태료 처분을 할 계획이다.
강남구 측은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매년 개최해 온 노인 초청 문화예술탐방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일 뿐"이라며 "식비와 대당 60만원씩 버스 5대를 대절한 것 외에는 비용도 들지 않았다. 내부 검토 결과 준 공공기관인 대한노인회 지회 관계자들이 아니라 일반 경로당 회장들을 상대로 한 것이라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고발인 측은 해당 행사가 당초엔 강남구가 아닌 지회 차원의 연례 행사였다가 올해 이례적으로 강남구가 주관했고, 노인 전체를 대상으로 초청을 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만 불렀다는 점에서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또 접대받은 식사가 2만2000원이 아니라 훨씬 더 비싼 메뉴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고발인 측은 고발장에서 "매뉴판을 보면 당시 나온 식사가 최소 3~4만원 가량 되는 것으로 나오며 이는 김영란법상 3만원의 범위를 넘는다"며 "신 청장이 버스 출발 직전 버스에 올라가 개인별로 악수를 나눈 것은 노인들로부터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행동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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