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 2차 교섭에서도 실패하면서 노사 갈등은 당분간 교착사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조는 30일까지 매일 6시간씩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장기 파업으로 인한 경영 손실이다. 현대차 노조의 5개월간 이어진 파업으로 회사는 2조5000억원이 넘는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협력사 피해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크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회사와 임금협상을 놓고 21회 파업을 했다. 회사가 추산하기론 이날까지 노조의 파업(특근 거부 10차례 포함)으로 생산차질 규모는 차량 11만7000여대 2조5800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노사협상 역사상 올해 생산 차질 규모가 최대라고 밝혔다. 노조 파업에 따른 역대 생산 차질 규모는 지난 2012년 이후 4년만의 기록이다. 노조가 이번 주 내내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생산 차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협력사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는 300여개로 전국에 종업원 수만 9만명이 넘는다.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 파업으로 협력사들이 3조8000억원이 넘는 매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협력사의 고통은 하위 5000여개 협력업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협력사들이 모여 있는 울산시는 하루빨리 파업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현대차 파업에 대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정인사 평가모델 발표회'에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현대차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파업이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와 국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법과 제도에 마련된 모든 방안을 강구해 파업이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 생산 피해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현대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하는 등 지난 7월 19일부터 오늘까지 72일간 22차례 파업으로 1차 협력업체 380개사도 1조3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많은 중소협력업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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