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화점, 엔터 기능 복합쇼핑몰 바람에 밀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에서 백화점들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각종 오락 시설까지 갖춘 복합쇼핑몰이 대거 들어서면서 기존 백화점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상보(中國商報) 등 현지 언론들은 최근 이와 관련해 중국인들이 한 장소에서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바야흐로 백화점 시대가 저물고 복합쇼핑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994년 중국으로 진출한 말레이시아계 팍슨백화점은 지난해 적자 1억8300만위안(약 300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팍슨은 경영부진에 허덕이다 2012년 이후 베이징(北京)ㆍ충칭(重慶) 등지에서 11개 백화점을 정리했다.
팍슨은 중국 진출 후 22년간 경영해온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한 백화점 영업도 지난 6월 중단한다고 발표해 업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홍콩계 노보(NOVO)백화점은 지난해 5개 백화점을, 올해 충칭의 한 백화점을 폐업했다.
중국의 토종 백화점 그룹 왕푸징(王府井) 역시 지난 3월 충칭 소재 백화점 문을 닫았다. 백화점은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아웃렛으로 변신한 뒤 최근 '왕푸징아웃렛'이라는 이름 아래 영업 재개에 나섰다.
한국계 백화점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베이징 왕푸징 번화가에 중국 1호점을 냈다. 그러나 2013년 합작법인 지분 50%를 매각하고 손뗐다. 관광객들이 오가는 상권에서 고급 백화점만 고집하다 이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중국체인스토어프랜차이즈협회(中國連鎖經營協會)에 따르면 지난해 현지 백화점 업계는 3.9% 역성장했다. 중국에서 올해에만 지금까지 백화점 150개가 문을 닫았다.
복합쇼핑몰은 지금까지 4000여개가 문을 열었을 정도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완다(萬達)ㆍ완상청(萬象城)ㆍ항룽(恒隆) 같은 대표적인 쇼핑몰 기업뿐 아니라 바이성(百盛)ㆍ다상(大商)ㆍ화디(花地)ㆍ인타이(銀泰) 등 백화점 그룹까지 복합쇼핑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향후 중국에서 백화점의 기존 경영방식은 점차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 경영방식으로 바뀌어 엔터테인먼트 같은 다양한 복합 기능까지 갖추게 될 듯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