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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돈, 그리고 쓸모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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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돈, 그리고 쓸모있음 이명로 푸르덴셜생명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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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돈이 최고인가 봐."


추석 명절, 몇 년 만에 고향에서 만난 친구 호준이. 호준이 어머님은 지난달 90세가 되셨고, 9남매가 모여 구순 잔치를 해드렸다고 합니다. 막내로 태어난 호준이는 어머님께 예쁜 한복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모친은 한복보다는 현금을 달라 하셨다고 저에게 이 말을 하는 것입니다. 역시 돈이 최고구나라고 생각할 만합니다. 이번 추석에 독자 여러분도 부모님께 선물 대신 적게나마 용돈을 드리고 오시면서 이런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상한 것은 선물 대신 받으신 돈을 몽땅 손자 그리고 증손자들한테 용돈으로 풀어놓으시는 거야. 어머님 직계가 총 22명이나 되니까 백만 원도 넘는 돈을 쓰신 거지. 내가 그 돈 아껴두셨다가 필요할 때 쓰셔야지 손자들에게 몽땅 풀어버리면 어떡하냐고 핀잔을 드렸더니 그냥 웃기만 하시더라."


제 어머님도 용돈을 챙겨드리면 제 아이들에게 서울 가서 맛있는 것 사주라고 받으신 돈의 거의 대부분을 주머니에 찔러 주시곤 합니다. 이번에도 당연히 반복된 일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어머님의 바보짓(?)이 이해가 안 되고 왜 저러실까 했는데 이제는 저도 철이 들어서인지 어머님의 그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세 지긋하신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돈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그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젊은 조카들이 저에게 용돈을 받았다면 그 돈을 자신들을 위해 쓰지만 부모님은 대부분을 자녀들을 위해 다시 돌려주곤 합니다. 그 차이는 '쓸모 있음'이라는 관점으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쓸모 있다고 느끼는 감정은 다른 말로 자존감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돈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손자에게 용돈으로 줄 수 있을 때 당신이 누군가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쓸모 있음, 자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병원에 가셔야 하거나 몸이 편찮으셔서 자식들에게 손을 벌려야 할 때면 자녀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되니 이때는 괜히 요즘 경제도 어려워 힘든데 자식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쓸모 없음'을 느끼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시골에 갈 때마다 어머님은 항상 트렁크 가득가득 당신이 직접 키우신 농작물을 실어 주십니다. 무릎이 좋지 않아 진통제를 드시면서도 그렇게 하십니다. 힘든 것이 분명한데도 당신이 노력하시어 저와 아내가 주시는 것에 감사하며 기꺼이 받아 가면 당신의 '쓸모 있음', 자존감을 느끼시는 그 표정은 마치 용돈을 손자들에게 풀어내는 것과 똑같은 장면일 것입니다. 그래서 시골에 갈 때마다 어머님이 주신 농산물들 가득가득 실기 위해서 트렁크를 완전히 비우고 내려갑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당연히 봉투에 용돈을 챙겨드리는 것이고요.


이렇듯 돈이라는 것은 중요할 때 누군가의 자존감을 지켜주게 되는 소중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자존감을 지키는 돈, 어찌 보면 내가 직업으로 갖고 있는 보험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합니다. 젊고 돈을 벌 수 있을 때야 소중하다 생각지 않지만, 소득이 없어지고 경제력을 상실할 때 나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보험일 수 있으니까요.


이명로 푸르덴셜생명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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