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연안서 시험가동 예정…유럽과 청정에너지 생산 경쟁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부유식 해상 풍력터빈 개발을 둘러싸고 일본과 유럽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몇몇 나라의 기업ㆍ정부는 부유식 해상 풍력터빈 개발비를 낮추고 부유식 해상 풍력이 다른 청정 에너지원과 경쟁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일본은 도쿄(東京) 북쪽 후쿠시마(福島)현 연안의 시험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후쿠시마 프로젝트는 2메가와트(MW)급 터빈, 7MW급 터빈, 변전소, 5MW급 터빈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7월 해상에 계류된 이들 터빈과 변전소는 곧 시험 가동될 예정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은 후쿠시마 프로젝트는 마루베니(丸紅)ㆍ미쓰비시(三菱)ㆍ히타치(日立) 등 10개 기업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진행 중이다. 컨소시엄은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의 상업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마루베니의 시게무라 다카후미(重村隆文) 부장대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풍력터빈 개발에 관한 한 일본이 유럽보다 훨씬 뒤져 있다"면서도 "그러나 부표 제작 기술에서 일본이 앞서 있는데다 일본에는 활용가능한 조선소가 많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프로젝트에서 마지막으로 설치된 5MW급 터빈은 히타치의 제품이다. 계류가 끝난 5MW급 터빈은 이달 시험을 거쳐 올해 안에 본격 가동된다.
연안 석유ㆍ천연가스 개발에서 일본의 경험은 유럽보다 일천하다.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 신재생에너지대책과의 사토 츠카사(佐藤司) 과장보좌는 "해상 설비 건설에서 상대적으로 노하우가 부족해 건설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마련"이라며 "비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털어놓았다.
사상 처음 각종 기술을 테스트 중인 컨소시엄이 비용까지 줄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쓰비시가 제작한 7MW급 터빈은 추가 건설 후 시험을 거쳐 내년 1월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해저 고정식 풍력발전에 비하면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투자 규모는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현재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시장 규모는 4억9000만달러(약 5460억원)다. 해저 고정식의 경우 1134억달러에 이른다. 오는 2020년까지 부유식에 5억3000만달러가, 고정식에 500억달러가 더 투자될 듯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5년째 진행 중인 후쿠시마 프로젝트에 지금까지 500억엔(약 5560억원)을 쏟아 부었다. 후쿠시마 프로젝트에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어갔으니 큰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탄소 배출량 저감에 관한 한 세계 최고 권위 기관인 영국의 카본트러스트는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에너지원이 부족한 일본의 경우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으로 전력 500기가와트(GW)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을 처음 시도한 것은 2013년 10월 나가사키(長崎) 연안에서다. 당시 2MW급 터빈이 사용됐다.
유럽에서는 현재 두 건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노르웨이의 2MW급 '하이윈드' 프로젝트와 포르투갈의 2MW급 '윈드플로트'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몇몇 프로젝트는 곧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후쿠시마 프로젝트의 14MW 규모를 뛰어넘는다. 현재 건설 중인 스코틀랜드의 30MW급 하이윈드 프로젝트는 탄탄한 자금줄 덕에 내년 가동이 가능하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포르투갈의 25MW급 프로젝트는 오는 2018년께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의 강국으로 프랑스를 꼽을 수 있다. 프랑스 당국은 두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했다. 두 프로젝트 모두 24MW급으로 오는 2020년 가동될 예정이다.
청정 에너지 및 탄소시장 관련 분석ㆍ데이터ㆍ뉴스 제공 업체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톰 해리스 애널리스트는 "일본이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산업을 성장ㆍ유지시키려면 시험 가동 수준으로부터 벗어나 좀더 넓은 관점에서 미래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의사까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쿠시마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따르면 처음 가설된 2MW급 터빈의 경우 킬로와트(KW)당 비용 200만엔이 들어갔다.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세제 혜택은 육상 풍력발전 사업보다 크다. 그러나 시게무라 부장대리는 "KW당 50만엔까지 비용을 낮춰야 시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문제도 있다.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사업권을 따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지 어민들의 반발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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