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 성공한 일본 위스키 시장…최근 5년간 8.1% 성장세
디아지오, 위스키 정통성 바탕으로 판매채널·상품라인 다변화
[일본 후쿠오카=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2일 11시30분. 일본 후쿠오카시 니시나카수에 위치한 한 전문 칵테일바 야모리는 늦은 시간임에도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나카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는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칵테일을 즐겼다. 전문 바텐더들은 위스키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음용법을 설명해줬다. 바텐더 경력 16년째인 지쿠마루씨(34)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일부는 2~3시간동안 공간을 빌려 파티를 계획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인근 편의점에도 불금을 보내려는 이들로 가득했다. 양복을 입은 직장인부터 학생까지 20~30대 젊은층들이 주류 카테고리 앞에서 산토리 하이볼 위스키를 고르고 있었다. 망고, 레몬, 복숭아, 자몽맛부터 7%, 9% 등 알코올 함량 및 사이즈도 다양했다. 한 캔당 가격은 1500~3000원(140~265엔) 이내로 부담없는 수준이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국내 위스키 시장의 대중화를 통한 재도약을 선언했다. 위스키의 정통성은 지키면서 인식 개선, 판매채널 및 제품 다변화 등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이날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위스키 시장의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일본 시장의 사례와 같이 스카치 위스키의 핵심가치와 정통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 경험을 통해 위스키 문화를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위스키 시장은 최근 5년간(2011~2015년) 8.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시장규모도 최저점이었던 2008년 대비 75% 늘어난 약 1천500만 상자(2015년 기준)로 증가했다. 반면 한국 위스키 시장은 여전히 장기침체를 겪고 있다. 2008년 약 290만 상자였던 출고량은 지난해 38% 하락한 약 170만 상자로 집계됐다.
침체된 국내 위스키 시장을 부흥시키기 위해 디아지오 코리아는 판매채널 확대를 구상 중이다. 유흥업소로 한정된 위스키 판매채널을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채널로 넓혀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실제 한국 위스키의 80%는 유흥업소에서 판매되는 반면, 일본 위스키는 50%가 유흥업소, 나머지가 일반 수퍼마켓에서 판매된다. 조 대표는 "채널 확대를 위해 디아지오 코리아는 디아지오 글로벌과 손잡고 이노베이션 팀을 조성해 음주문화 개선, 판매채널 확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라인도 다변화한다. 혼자 술 마시는 사람을 일컫는 ‘혼술’ 문화 확산에 발맞춰 조니워커 소용량(200ml) 패키지를 오는 10월 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 가격부담을 낮추고 새로운 위스키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위스키 음용법 알리기도 지속한다. 조 대표는 "오픈 3년이 지난 조니워커의 경우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음용법을 알리고 있다"며 "계속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음용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저도주 위스키 윈저 W시리즈는 출시 1년3개월만에 '250만병 판매 돌파', '전체 위스키 시장 점유율 7%' 등의 타이틀을 차지하며 소비자들의 저도주에 대한 수요를 충족했다는 평을 얻었다.
일본 후쿠오카=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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