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또 다시 낙동강, 금강 등 전국의 강과 호수가 녹조에 점령당했다. 이 같은 현상은 9월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점검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늑장대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환경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녹조발생 현황 및 대책' 브리핑을 통해 "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녹조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녹조는 해마다 이맘때면 발생하곤 했지만 올해는 폭염과 가뭄 등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상태다.
현재 낙동강 강정고령보에 '관심'경보가, 창녕함안보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금강(대청호) 역시 '관심' 단계가 발령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8월 이후 적은 강우량, 높은 수온, 총인농도 및 체류시간 증가 등으로 인해 남조류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며 "다만 한강의 경우 7월초 집중강우의 영향으로 팔당호 남조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 여름 낙동강 일대는 전년 대비 강수량이 70%이상 감소한 반면, 수온은 8개보 9월 평균이 2℃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1㎖에 남조류 세포 수가 1000개 이상이면 조류경보가 발령된다. 관심 단계는 1000개, 경계단계는 1만개, 대발생은 100만개 이상이 2회 연속 초과시 발령되는 구조다.
녹조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늦게서야 재차 대책 보완에 나섰다. 정부는 국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학적 처리과정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주민만 1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강도와 지속기간, 발생구간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녹조가 수돗물 불신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현재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댐, 보, 저수지를 연계한 체류시간 저감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보 등을 건설할 경우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적의 연계운영방안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보에 의한 강물의 체류시간이 10일일때 개체수는 32배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환경부는 녹조 발생이 잦은 낙동강, 한강 지역 17개 하·폐수처리시설을 대상으로 방류수질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만 전년 동기보다 총인 부하량을 47%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가축분뇨 등 주요 오염원도 지자체와 함께 줄여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조류경보제를 운영해 주요 상수원과 친수지역에 주 1~2회꼴로 수질을 분석하고, 녹조 저감시설도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이밖에 낙동강 합천창녕보와 영산강 죽산보에는 빛 등을 인위적으로 통제해 녹조현상의 원인과 발생과정을 규명하는 실험시설을 설치, 녹조발생의 매커니즘을 밝힐 방침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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