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변양호의 제언②]사회안전망 구축은 번영의 필수 코스

시계아이콘02분 04초 소요

[변양호의 제언②]사회안전망 구축은 번영의 필수 코스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AD

콜럼버스는 이탈리아 출신이었다. 포르투갈과 프랑스는 그의 신대륙 탐험계획을 거절했다.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은 수용했다. 이사벨 여왕의 혜안 때문에 스페인은 16세기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됐다. 하지만 스페인은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다. 유대인 이슬람 신교도들에게 추방령을 내린 것이다. 돈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몰아낸 것이다. 스페인의 상업 금융 제조업은 붕괴됐고 세계 최강의 자리는 네덜란드에게 넘겨줘야 했다.


경상도 크기 만한 네덜란드는 16~17세기 유럽에서 종교적으로 가장 개방적인 곳이었다. 종교 탄압으로 스페인 등에서 쫓겨난 진취적인 사람들이 네덜란드로 몰려들었다. 1597년에 네덜란드의 무역선은 120척에 불과했으나 1634년에는 무려 2만4000여척으로 늘어났다. 네덜란드는 유럽 전체 상선의 4분의 3을 소유하게 됐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됐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네덜란드로 몰려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라의 번영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환율정책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정책들은 단기적으로 경기 변동을 조절할 뿐이다. 구조적으로 나라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시경제정책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 나라의 번영은 콜럼버스 같이 창의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고 16~17세기 네덜란드로 이주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에서 시작된다. 박지성 선수와 같이 잘 하는 선수를 대표 팀 선수로 선발해야 축구 대표 팀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하는 나라는 번영한다. 기업이나 가족도 똑 같다. 능력이 없는데도 권력이 있다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나 기업은 결국 번영의 길에서 뒤쳐지게 돼 있다.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고 논리적으로도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까. 어렵지 않다. 공정한 경쟁이 더욱 촉진되고 사유재산권이 보호되면 가능하다. 불공정한 경쟁에서는 권력과 힘을 가진 사람이 이기지만 공정한 경쟁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이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변별력이 더 커지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번 재산이 보호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열심히 일한다. 그래서 경제학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이 올바로 보호되면 경제는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경쟁을 추구하다 보면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번영을 원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의무이다. 경쟁정책을 채택하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이기게 돼 있다. 사회안전망의 구축 없이 경쟁정책을 채택하는 것은 능력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부가 된다.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들의 암묵적인 동의가 없다면 경쟁정책을 채택할 수 없는 것이 민주국가이다.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이런 암묵적인 동의의 근거가 된다.


경쟁정책과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동전의 양면이다. 경쟁정책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고 사회안전망의 구축을 위해서 경쟁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지지출은 아무리 늘려도 우리가 선망하는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으면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 일자리 창출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을 올바로 보호해 주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마음껏 창의와 열정을 발휘하게 될 때 가능하다. 결국 우리가 다시 도약하길 원한다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을 올바로 보호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 외 다른 방법이 없다.


어느 나라든 공정한 경쟁과 사회안전망 구축 없이 열심히 땀 흘리면 어느 정도까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공정한 경쟁보다는 일부 세력을 과도하게 지원하는 방법으로 앞서 나가는 중진국이 됐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선진국 대열에 올라갈 수는 없고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중진국들은 선진국과는 달리 공정한 경쟁도 미흡하고 사회안전망도 부족하다. 능력 있는 사람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어려운 사람이 보호되는 구조도 아니다. 권력과 힘을 가진 기득권의 이익이 보호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게 되는 이유이다. 이제 우리가 다시 도약하려면 권력과 힘을 가진 기득권 중심에서 능력 있는 사람 중심으로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기득권의 양보만 있으면 어렵지 않다. 선진국들이 모두 하고 있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