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7월 기준 한국의 선박 수주잔량이 2003년 11월 이후 1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잔량에선 17년 만에 일본에 역전당할 위기에 놓였다. 올 들어 7월까지 선박 수주량도 중국과 일본에 밀리며 3위로 뒤쳐졌다.
12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전문 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84만CGT(26척)으로, 전달인 6월(103만CGT)에 비해 19만CGT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44만CGT(11척)를 수주해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거뒀다. 일본 NYK사가 JMU에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 MOL사가 Honda Zosen에 다목적선 3척을 발주하는 등 자국 선사의 발주 덕을 봤다. 중국이 32만CGT(12척)를 수주해 그 뒤를 이었으며, 한국은 로팍스(RoPax)선 1척, 2만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1~7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725만CGT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발주량 2282만CGT의 3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가별로는 중국이 277만CGT로 시장 점유율 38.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86만CGT(11.9%), 99만CGT(13.6%)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말 현재 전세계 수주 잔량은 9818만CGT로 2005년 2월말 9657만CGT를 기록한 이래 11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주잔량은 2387만CGT로 2003년 11월말(2351만CGT) 이후 12년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7월말 현재 3604만CGT를 기록한 중국과 비교해선 한참 뒤쳐져 있고, 2213만CGT를 기록한 일본과는 격차가 더욱 줄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격차는 174만CGT로, 두 나라 격차는 2003년 3월(158만CGT) 이후 가장 적다. 수주잔량은 이미 확보한 일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수주량·인도량과 함께 조선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7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25포인트를 기록했다. 2004년 2월 124포인트를 기록한 이래 최저치다. 주요 선종별로도 VLCC가 6월말 대비 선가가 200만달러 하락했으며, 수에즈막스와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각각 척당 125만 달러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가도 척당 200만~250만달러씩 떨어졌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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