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4세대(64단) 3D V낸드플래시 제품을 올 연말부터 생산한다. 3D 낸드는 메모리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반도체다. 더 작은 크기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전력 소비도 적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3D 낸드(24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데 이어 2014년 8월 3세대(48단) 3D 낸드를 생산해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48단으로 쌓은 제품을 생산했는데 연말부터는 이 적층 단수를 64단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6'에서 차세대 V낸드 솔루션을 공개했다. 64단 V낸드 기술을 바탕으로 테라바이트급 저장 장치를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48단보다도 적층 단수를 30%나 높인 만큼, 낸드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압도적으로 앞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64단 V낸드 기술을 적용해 내놓을 제품은 크게 4가지다. ▲64단 V낸드 독립제품 ▲고용량 서버용 32TB SAS SSD ▲울트라슬림 PC용 1TB BGA NVMe SSD ▲하이엔드용 Z-SSD 등이다. 개인 PC에 사용되는 제품 뿐 아니라 기업용 서버ㆍ클라우드에 사용되는 제품까지 다양하게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4세대 V낸드는 512Gb까지 구현 가능해 고용량 제품을 소형 패키지로 만들 수 있으며, 입출력 속도를 800Mbps(1초당 1백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까지 향상시켰다. 이 V낸드를 탑재해 기존 제품대비 용량을 2배 높인 32TB 서버 SSD도 내년 중 출시한다. 기존 HDD로 구성된 시스템(2 rack 기준)을 32TB SAS SSD로 대체할 경우 시스템의 물리적인 공간을 약 4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기와 고집적 패키지 기술(FO-PLP)을 공동 개발해 만든 1센트 동전 크기의 초소형 '1TB BGA NVMe SSD'도 내년 중 출시한다. 이 SSD를 PC에 적용하면 고해상도 풀HD급 영화 1편을 약 3초만에 전송하고 6초만에 저장할 수 있다. 하이엔드 SSD인 Z-SSD는 빅데이터 분석, 서버용 캐시 등 실시간 분석이 요구되는 고성능 시장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V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SSD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용 SSD는 물론이고, 올해 1분기에는 세계 기업용 SSD 시장에서도 32.4%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만 해도 22%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삼성전자는 한 분기만에 점유율이 10.4% 포인트 성장했으며 인텔은 16.9%로 점유율이 뚝 떨어지며 격차가 벌어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고객들에게 4세대 V낸드 기반 고용량, 고성능, 초소형 솔루션을 제공해 스토리지 시스템의 TCO(Total Cost of Ownership)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독보적인 V낸드 기술을 바탕으로 스토리지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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