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하반기 회복 국면…시황 사이클·유가 상승 기대
정성립 대우조선 대표 "내년 하반기엔 정상 궤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 조선업계가 고난의 터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뚝 끊겼던 수주도 올 하반기부터는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년 대비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던 국내 대형 3사의 수주 성과도 차츰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 역시 25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전망했다. 정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좀 나아질 것"이라며 "옛날처럼 호황은 없겠지만 지난해 하반기, 올 상반기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에는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그가 조선업황 회복을 자신한 근거는 '시황 사이클'에 있다. 조선업은 5년 마다 호황사이클이 돌아온다. 선박은 5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받는데 25년쯤 되면 정기검사로 들어가는 돈이 신조(배를 새로 짓는 것) 가격을 웃돈다. 25년이 지나 폐선하는 수요 만큼 신조 발주가 생기는 셈이다.
올 3월 기준 선령(선박 나이)이 20년이 넘은 선박은 LPG(액화석유가스), LNG(액화천연가스)가 각각 선박의 19%, 11%를 차지하고 있다. 선령이 10년~14년 이상인 선박도 각각 39%, 32%로 교체 시기가 되는 5년~10년 후에는 대규모 선박 교체가 예상된다. 정 사장은 "그동안은 중국 경제 때문에 20년 호황이 이어져왔는데 그건 이제 끝났다"면서도 "지금이 거의 불황 최저점이고 내년 하반기쯤 되면 제로선까지 가게 된다. 다시 사이클이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형 3사의 조선업 수주 실적은 저조하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도 수주 실적이 전무하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도 상반기 각각 7척(7억5000만 달러), 10척(11억 달러) 등 17척(18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1, 2분기로 나눠서보면 점점 회복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상반기 대우조선해양 수주 실적은 모두 2분기에 따낸 것이다. 1분기까지 '0건', 4월말까지만 해도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의 일감을 이관받은 것이 전부였지만 지난 6월 그리스서 첫 수주 낭보를 전한 후 성과가 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플랜트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올해 첫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규모만 대략 25억 달러(2조8000억원)에 달해 수주 성공시 올해 수주목표 53억 달러 중 절반을 단숨에 달성하게 된다.
특히 9월 이후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돼 그동안 미뤄졌던 해양생산설비(해양플랜트) 입찰이 재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50달러대를 2개월 이상만 지속해도 해양플랜트 입찰이 재개될 수 있다"며 "하반기 기대되는 최대 호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양플랜트 발주를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 돼야 하지만 이는 생산시점 기준 유가로, 인도 시점인 3~4년 후엔 유가 60달러 이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60달러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대형 3사가 올해 154억 달러 내외(선박 109억 달러, 해양 45억 달러)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수주 실적(18억5000만 달러)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적어도 상반기 이상의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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