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美·日 상장 후 새 목표 밝혀
"웹툰·V 등에 투자해 '제2의 라인' 키울 것"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북미와 유럽은 꿈의 시장이자 도전의 장이다. 일본에서 10년 넘게 걸렸지만 누군가 준비해야 디딤돌이 된다. 메신저만으로는 어렵고 새로운 기술에 투자해 기회를 찾겠다."
이해진 네이버(NAVER) 이사회 의장이 라인의 다음 도전 무대로 '북미와 유럽'을 지목했다. 또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웹툰이나 V 등 서비스를 키워 제2의 라인으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네이버데이터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라인 상장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그는 "라인이 그동안 집중하는 곳은 동남아시아지만 유럽과 북미도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이라며 "일본에서 10년 넘게 걸렸는데 북미나 유럽 도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그 지역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확장하고 싶은 유럽, 북미 지역에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고 기존에 메신저만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어렵다"며 "자금이 들어오면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라인 상장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라인은 일본에서 두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서비스이자, 국내 기업이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자회사를 상장한 첫 사례이기에 의미가 크다.
이 의장은 "방송으로 타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뭉클했고 신 이사에게도 '울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일본에 갔을 때 워낙 꼴찌인 상태에서 오랫동안 발버둥치면서 정말 성공하고 싶었는데 지금 상황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인 상장을 계기로 네이버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네이버는 V나 라인웹툰 등 자체 서비스와 웍스모바일 등 자회사를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는 "네이버안에서의 (사업)모델들이 독립해 라인처럼 멋진 자회사로 상장하는 일종의 디딤돌이 되는 회사로 변모했으면 한다"며 "네이버 안에서 또다른 글로벌 사업이 나와야 하기에 라인을 뺀 다음에 무엇을 보여줄 지가 중요하고 제2의 라인을 꿈꾸는 해외 사업을 내놓기 위해 매출과 인력 비중 모두 해외로 많이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라인웹툰이나 V 등 차별화된 시장을 잘 공략해서 미국 등 큰 시장에 나가려고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고 확률도 낮아 기술력을 쌓은 다음에 아이디어 얹는 것이 좋은 사업 모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17년간 네이버를 이끌면서 느끼는 어려움도 피력했다. 그는 "동영상은 유튜브, SNS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이 가져가면서 카테고리가 하나씩 잠식당하고 있어 경쟁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생존할 지가 가장 고민거리"라며 "지금까지도 기술기반 기업에 투자해왔지만 상장으로 여유가 생긴만큼 지금보다 더 대규모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랩스에서 하반기에 좀더 새로운 기술을 AI 스피커나 자동차 등에 접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제품을 직접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글 지도 반출 문제와 관련해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구글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지만 한국에서 얼마나 돈을 버는지 공개하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아서 가뜩이나 (자본력) 차이가 나는데 너무나 불공정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구글이 대한민국 정부에 법을 바꾸라고 압력을 넣는데, 개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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