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40조원…사모 부동산펀드 급성장·해외부동산으로 확대 추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펀드시장에 부동산 펀드 열풍이 거세다. 저금리 상황에 예금금리보다 1%포인트라도 더 받기 위한 돈이 대안 투자처로 부동산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과열로 인한 수익률 하락 가능성과 장기 투자상품으로 중도환매가 제한되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부동산 펀드시장의 규모는 2006년 이후 약 10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 부동산 펀드의 수는 129개, 순자산은 5조1753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말 기준 펀드 수 766개, 순자산 40조942억원으로 불었다. 부동산 펀드가 전체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전체 펀드시장에서 부동산펀드의 비중은 2006년 1.7%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8.8%로 5배 커졌다. 올 들어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11.7% 증가해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6.4%), 혼합주식형펀드(1.7%), 혼합채권형펀드(0.2%) 등은 물론 특별자산펀드(6.1%)보다 높은 증가 폭을 나타냈다.
부동산 펀드시장의 성장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사모 부동산 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공모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이 지난 6월 말 8771억원으로 2006년 1조3719억원 대비 36% 이상 감소한 반면 사모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은 39조2171억원으로 무려 1289% 증가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투자가 비중이 97.4%로 절대적이다.
국내 부동산시장 중심이었던 투자대상도 점차 해외 부동산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공모 부동산펀드 중 국내 부동산 펀드는 2006년 1조371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12억원으로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해외 부동산 펀드는 약 4300억원에서 7759억원으로 증가했다. 사모형 역시 국내 부동산 펀드가 2006년 2조5169억원에서 23조2278억원으로 9배 증가하는 동안 해외 부동산 펀드는 2865억원에서 15조9893억원으로 58배 급증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박스권 장세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부동산 펀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 예금이나 채권에 비해 비교적 수익률이 높고 분산투자가 가능한 측면이 부각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펀드의 성장세는 금융당국의 공모 재간접펀드 허용과 대체투자 필요성 증대 등으로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말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 도입방안을 내놓고 개인투자자도 500만원만 있으면 실물펀드에 투자할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시장 부동자금의 투자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부동산간접기구를 활용할 유인이 높다"며 "실물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관련 시장 역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익형 부동산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은 가능하지만 중도환매가 어려워 현금화에 제약이 있다는 점에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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