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국내 보험업계의 전속설계사 수가 지난 3년 새 2만8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방카슈랑스와 온라인 등 새로운 판매 채널의 등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연구원은 17일 ‘전속설계사 채널의 향후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설계사 수 감소와 설계사 고령화 그리고 새로운 채널의 성장은 전속 설계사 수에 의존하는 기존 보험회사의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보험업계 전속설계사 수는 생명보험 10만2148명, 손해보험 8만1148명으로 지난 2012년(생명보험 11만6457명, 손해보험 9만5017명)에 비해 각각 12.3%, 14.6% 줄었다. 전체로는 2만8178명(13.3%)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설계사 채널이 보험판매에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지난 2008년 설계사 채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9.7%에 달했지만 2015년엔 19.5%까지 축소되면서 설계사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생명보험설계사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각각 2007년 8.7%, 38.5%에서 지난해 말 5.6%, 20.3%로 줄어드는 등 설계사 채널이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는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규 설계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계사 채널의 위축은 기존 보험사의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보험연구원의 분석이다. 설계사 조직에만 의존하던 기존 대형사가 방카슈랑스, 온라인채널, 독립대리점(GA) 등 새로운 판매 채널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생명보험업계 대형3사(삼성·한화·교보생명)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38.6%이지만, 방카슈랑스 채널 기준으로는 31.2%로 하락했다. 반대로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4.3%에 불과하지만 방카슈랑스 채널 기준으로는 5.0%를 차지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전속설계사 조직의 규모에 의한 경쟁이 사라지게 되면 보험회사는 상품 및 서비스를 통한 경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에 대한 보다 나은 편익 제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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