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영진단 후 후속조치 점검 나선 듯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전자계열사인 삼성SDI를 챙기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았다. 경영진단 후 1년이 지난 상황에서 후속 조치 등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최근 삼성SDI 울산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최 부회장은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면 계열사를 방문해 사안을 챙기곤 했다. 중공업, 금융, 의료기기사업 등 사업이 부진할 때마다 방문해왔던 만큼 이번 삼성SDI 방문도 비슷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이번에 삼성SDI로부터 중국 내 배터리 인증 문제, 독일 완성차 업체와의 수주 진행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매출액 중 중국 시장은 30% 가량을 차지한다. 독일 완성차 브랜드인 아우디와는 1회 충전으로 500㎞ 주행 가능한 전기 스포츠실용차(SUV)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고, 연내 출시 예정인 2017년 BMW i3에는 기존 모델에 탑재한 배터리보다 주행거리를 30% 이상 늘린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 장화이자동차(JAC)가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생산을 중단한 데 대해 삼성SDI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지도 눈길을 끈다.
2014년 옛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한 뒤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삼성SDI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케미칼사업부문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배터리 전문업체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삼성SDI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계열사기도 하다. 전자기기의 핵심 역할을 하는 배터리사업을 맡고 있는데다 최근 삼성이 눈을 돌리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책임지고 있어서다.
바이오, 센서 등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올해 1분기 7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분야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삼성SDI는 앞으로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규모를 현재의 10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도 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그룹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며 "최 부회장도 그런 의미에서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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