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25% 수준으로 동결됐다. 이변 없는 결정이다.
한은은 14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단행된 만큼 당분간 경기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전격적인 금리인하에도 실물경기의 회복세는 미미해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으로 내리기엔 가계부채 등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67조5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달동안 6조6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 2010~2014년 6월 평균 증가액 2조5000억원의 2.6배 수준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 결정 이후 세계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당장 브렉시트의 당사자인 영국중앙은행(BOE)은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25%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역시 오는 21일, 28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수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신호도 곧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물가, 저성장 등으로 디플레 우려가 나올 정도로 실물경기의 흐름이 부진한 상태라 추후 기준금리 인하카드가 나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 전 세계 주요국들이 양적완화 경쟁을 펼친다면 우리도 추가 인하를 통한 양적 완화 경쟁 대열에 동참할 수도 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한은이 이르면 8월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 경기 하방압력이 높은 상황이라 이를 줄이기 위해 1~2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며 "경기 활성화와 함께 저물가 기조 탈피 효과를 올리기 위해 빠르면 다음달 중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동결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지금 금리도 완화적"이라며 "대외요인이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추경 효과에 내수도 회복기미를 보인다면 통화정책은 현재 스탠스를 유지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후 2시 최근의 물가안정목표운영상황에 대한 설명회도 연다.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이 설명회는 한은이 물가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등을 밝히는 자리다. 한은은 올해부터 3년간 적용될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로 정하고 6개월 연속 목표치보다 ±0.5%포인트 이상 이탈하면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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