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폭염에 수확량 급감…신선도·당도도 떨어져
생산량 줄어들면서 가격도 오름세
여름 대표 채소 오이, 상추값 급등…전년대비 35.7%, 35.2% 올라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안양에 사는 가정주부 김모씨는 마트에 들러 배추를 사려고 들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겉절이를 담그기 위해 3000원대 배추를 사려고 했다가 1000원 정도 더 싼 얼갈이배추를 구매했다. 오이와 마늘 가격도 전주보다 눈에 띄게 급등해 필요한 갯수만 소량 사서 서둘러 장보기를 마쳤다. 김 씨는 "비가 와서 그런지 채소 가격에 너무 많이 올랐다"며 "비가 더 온다고 하는데 채솟값이 더 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집중호우로 전국 농지에 피해가 잇따르면서 채소와 과일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워낙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아 수확량이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올해 역시 채솟값은 고공행진 하고 있다. 배추와 양파, 마늘, 대파 등 가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주요 농작물 가격은 최근 오름 폭이 줄긴 했지만 최대 100%까지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한우와 삼겹살 가격도 오르기는 마찬가지. 더욱이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여름 제철 채솟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태풍과 장마가 추가로 예고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직격탄이 우려된다.
12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상추 100g 가격은 93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나 치솟았다. 얼갈이배추(1kg)도 19.7% 오른 1958원에 거래됐으며 제철채소인 갓(2.6kg)도 19.5% 상승한 4900원에 팔렸다.
대표적인 여름채소인 오이와 열무, 호박값도 급등세다. 오이(10개) 가격은 지난해 같은기간 5786원에 거래됐지만 11일 현재 7852원으로 35.7%나 올랐다. 열무(1kg)도 1년전 보다 27.7% 상승한 2273원을 기록했고 애호박(1개)도 1002원으로 16.5% 뛰었다.
양념채소 역시 오름세다. 깐마늘(1kg)은 34.6% 상승한 1만1838원에 거래됐고 풋고추(100g)가격도 13.4%나 올랐다.
과일값도 폭우에 수확량이 떨어지면서 상승하고 있다. 수박값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비싼 추세다. 11일 기준 수박 1개 평균 가격은 1만5582원에 달했다. 참외 10개도 1만원대, 배 10개도 3만원이 넘어야 살 수 있다.
올해 급등세를 보인 한우값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우갈비 100g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오른 4994원에 거래됐고, 한우등심(100g)도 7922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6% 상승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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