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결과보고서에 대한 소명 기한이 너무 촉박하다며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공정위 측에 소명 기한을 오는 25일로 연장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당초 공정위 사무국은 지난 4일 양사에 기업결합심사결과보고서를 보내며 약 1주일간 소명기한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다음주 초까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으로부터 의견을 받은 뒤 15일 전원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이 소명 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전원회의 날짜가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두 기업이 동시에 소명 기한 연장을 요청한 것은 이번 심사결과보고서가 양사의 '합병을 불허'하는 내용이어서 대응 논리를 개발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서는 심사에 7개월을 끈 공정위가 정작 전원회의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보낸 기업결합심사결과보고서에서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양사의 합병을 불허 방침을 밝혔다. 심사결과보고서는 사무국의 실무자의 의견으로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소명 기한 연장을 요구한 것은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공정위 사무국과 치열한 논리 대결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열릴 전원회의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은 공정위 사무처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측은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공정위의 심사 결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될 것이냐는 문제, 알뜰폰 사업에서의 과점 가능성, 케이블TV 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원회의에서는 공정위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사무처가 7개월 이상의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어서 결정 번복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원회의에서 인수합병 불허가 결정되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행정소송을 진행하거나 인수합병 철회하는 수순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정부 인가 심사의 마지막 관문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으면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꾸려 최종 심사에 들어가게 된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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