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국이 기업결합심사보고서에서 불허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번 결정이 양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증권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문지현·하누리 연구원은 7일 '공정위,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불허 의견' 보고서에서 "SK텔레콤 입장에서 최악은 아니지만 CJ헬로비전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디어 업종엣 현재 구조조정이 필요한 대표적인 부문은 종합유선방송(SO)"이라며 "공정위 판단을 고려시 케이블 SO들은 현재의 시장 구도를 유지한 채 성장 정체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번 불허의 가장 큰 요인인 '권역 독점으로 인한 경쟁 발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그런데 케이블 SO는 원래 권역 기반의 독점 사업이었으며 2014년에 개정된 방송법과 올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통합방송법에서는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산정 시 권역 독점 등 지역 기반의 규제를 완화하고 전국의 전체 가입자로 기준을 확대해 대규모 M&A를 통한 구조 개편을 촉진하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 사무국의 판단은 오히려 유료방송 권역을 인정하고 제한하는 방향으로서 기존의 규제 완화 기조와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어 보고서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실패에도 최악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M&A 없이도 유료방송(IPTV) 가입자를 순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M&A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출 건이 백지화되고, 4%대 고배당 수익률 수준으로 인해 주가 하방은 지지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오히려 7개월동안 정부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드리워졌던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사업의 둔화 속에서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 했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디어 사업은 당분간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인 '옥수수' 위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에 대해서는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 실패시 이미 한번 매물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CJ그룹내 잔류 혹은 매각 재추진 여부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잔존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지난해 M&A 발표 이후 공정위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장기 사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으며 SO 산업의 구조 개편 지연 및 성장 정체로 인해 기업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유료방송과 알뜰폰 사업 모두 영업이 과거보다는 위축돼 있고 관련 산업 전반적으로도 성장이 정체되는 변곡적에 도달해 있다"며 "CJ헬로비전과 대주주인 CJ오쇼핑, CJ그룹 입장에서 후속적인 의사결정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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