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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CD금리 담합 논란…4년 만에 '혐의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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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원회의 '심의절차종료' 의결
"CD금리 담합했다고 판단 어려워"
담당자 메신저 대화 "담합 합의 내용 없어"
조사 부실 논란·소송전 등 역풍 우려
추가 증거 나오면 재조사는 가능


은행 CD금리 담합 논란…4년 만에 '혐의없음' 김석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은행 CD금리 담합 관련 심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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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 6곳이 2009년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금리를 담합해왔다는 혐의를 결국 입증하지 못했다.


조사에 착수했던 2012년 7월 이후 4년이나 걸린 장기간 조사에서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해 CD담합은 사실상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려지게 됐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CD금리 담합 건에 대해 '심의절차종료'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석호 공정위 상임위원은 심의절차 종료에 대해 "담합 행위에 관해 사실관계의 확인이 곤란해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심의절차종료란 심사관이 제시한 증거를 통해서는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법 위반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경우에 심의를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


법 위반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무혐의'와는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지만, 담합 사실을 증명할 추가 증인이나 증거가 나오면 재조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당장 재조사에 착수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7월17일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6개 은행이 2009년부터 CD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서 전일 고시한 수익률' 수준으로 발행키로 담합했다는 혐의를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두 차례 현장조사와 자료 수집, 진술조서 작성 등 작년 5월까지 2년8개월에 걸쳐 조사가 진행됐으며, 지난 2월에야 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당시 공정위는 해당 은행에게 조사결과에 대한 공식 서면보고서를 송부하는 등 혐의 입증에 자신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뒤바꿨다.


핵심 쟁점은 '은행들이 CD금리를 담합한 행위가 있었는지'다.


심사관은 담합에 대한 근거로 은행의 CD 파(par) 발행비율이 2009년 전후로 큰 차이를 보였다고 제시했다.


CD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 은행 수익 증가에 유리한 만큼, par 발행 비율이 동일 시점에 높게 나타났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2007~2008년 평균 46%였던 6개 은행 par 발행비율은 2009~2015년에는 89%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전원회의에서는 은행마다 CD발행 시점이 최대 3년9개월까지 차이가 나고, 은행에 따라 par 발행비율이 다를 뿐더러 발행비율이 80% 미만인 기간도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담합은 아니라고 봤다.


특히 담합을 추정할 수 있는 핵심적인 증거로 제시됐던 CD발행 담당자들이 참여한 메신저 대화에 대해서도 메신저를 통해 CD금리에 대해 언급을 했지만 담합을 합의했다고 직간접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정 기간 CD금리가 시중금리와 달리 하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은행에서 CD 발행물량이 줄면서 기존에 제시됐던 금리를 참고해서 결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봤다.


또 금융투자협회에서 금리를 고시했던 행정지도에 대해서도 담합과 연관성이 없다고 봤다.


결국 은행 CD금리 담합 논란이 장기간 조사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채 종결되면서 공정위 조사의 신뢰에 커다란 금이 가게 됐다.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2차례나 담당 심사관이 바뀌기도 하는 등 조사가 부실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은행이 CD금리 담합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소송전이 제기되는 등 사회적으로 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도 향후 상당한 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에 대한 추정을 입증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자료가 상당히 많았으며 국민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건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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