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올 하반기 국내 건설시장 수주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뚜렷한데다 상반기에 SOC 예산이 집중된 만큼 건설사의 수주환경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9일 한국건설경영협회 주최로 열린 하반기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발표회에서 강승민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 수주규모는 13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6.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발주처별로 보면 공공부문이 4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정도, 민간이 91조1000억원으로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하반기 민간발주의 경우 42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강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연초만 해도 120조원 수준으로 예상됐으나 상반기 주택시장 호황으로 민간 수주가 크게 늘었다"면서도 "하반기 지방주택시장 침체로 민간주택 수주감소, 하반기 SOC 예산축소 등 수주환경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가 최근 대규모 추경을 논의하고 있어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건설의 경우 올 하반기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봤다. 상반기 수주금액은 1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이상 줄었지만 하반기 이란에서 수주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유플랜트 발주가 늘고 있어 수주환경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하반기에만 282억달러를 추가로 수주할 경우 올 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442억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4% 정도 적은 수준이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날 발표에서는 올 하반기 건설사들의 금융조달 여력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금융 불확실성이 늘고 건설업 내부적으로 금융조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가 늘었다"며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한편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도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건설경영의 핵심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 하반기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저금리나 대선변수를 제외하면 내년에도 국내 경기의 뚜렷한 상승요인이 없다"며 "2017년 이후 환경변화를 겨냥해 사업구조나 조직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