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과 비교했을 때 비만될 위험 중3은 1.5배, 고3은 2.4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만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1과 비교했을 때 비만이 될 위험은 중3의 경우 1.5배, 고3은 2.4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부담은 물론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이용시간이 주(週) 600분 이상인 중·고등학생은 180분 미만인 학생에 비해 비만이 될 위험이 1.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431분으로 9년 전보다 3배나 증가했습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가톨릭대 의대 정혜선 교수(예방의학)팀이 질병관리본부가 2014년에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중·고등학생 6만9659명 대상) 자료를 토대로 남녀·학력·학년 등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국내 중·고등학생의 평균 BMI(체질량지수)는 20.7로 정상 체중이었습니다. 비만의 척도인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합니다. 정 교수팀은 "남녀·학년·부모 학력·학업성적·수면만족·인스턴트식품 섭취·격렬한 운동·근력운동·스트레스·인터넷 이용시간 등이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남학생이 비만이 될 위험은 여학생의 2.9배였습니다. 이는 여학생의 자기 신체 모습에 대한 자각이 남학생보다 크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중1생에 비해 중3은 비만이 될 위험이 1.5배, 고3은 2.4배였습니다. 입시 부담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고교생이 중학생보다 식사량이 많고 비만 유발 음식을 더 자주 섭취한 결과로 여겨집니다.
국내 중·고등학생의 주당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431분이었습니다. 15년 전인 1999년(52분, 한국청소년개발원 조사)보다 8배, 9년 전인 2005년(132분, 청소년보호위원회 조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정 교수팀은 "비만 중·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인터넷 이용시간이 주 420분 이상이었다"며 "주 단위 인터넷 이용시간이 600분 이상인 학생은 180분 미만인 학생에 비해 비만 위험이 1.4배 높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스트레스·자살 생각 등 심리적 요인도 비만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스트레스를 약간 받는 학생과 비교했을 때 많이 받는 학생의 비만 위험은 1.9배,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학생' 대비 '자살을 생각한 적 있는 학생'의 비만 위험은 1.1배였습니다.
중·고등학생의 비만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고강도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이었습니다. 고강도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면 28%, 근력강화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면 43%나 비만 위험(하지 않은 학생 대비)이 낮아졌습니다. 성적 상위권 학생과 비교했을 때 하위권 학생의 비만 위험은 1.3배 정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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