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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불신이 부른 감정원·평가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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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감정평가 업계의 반발은 감정원과 협회 사이에 생긴 갈등의 깊은 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른바 '감정평가 3법' 하위법령에 대해 감정평가협회와 국토교통부ㆍ한국감정원이 두 달째 대립각을 팽팽하게 이어가자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협회는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두 번째 거리시위에 나섰다. 지난달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1000명을 모아 법령 개정 반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국회 앞에서는 5000명이나 끌어모아 세를 과시했다.

최고의 자격증이라 불리던 감정평가사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극렬한 반대집회를 여는 까닭은 무엇일까. 협회는 3법 하위법령 개정안이 감정평가 최종 단계의 보고서를 감정원이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평가 업체 소속 감정평가사들을 조사요원 정도로 격하시킨다고 항변한다. 쉽게 말하면 같은 자격증을 가졌지만 경험이 더 일천한 감정원 소속 감정평가사가 업계의 노련한 감정평가사의 업무가 잘 됐는지 들여다보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다. 이른바 '선수'론은 여기서 나온다. 선수끼리 무슨 평가를 하느냐는 소리다. 선수를 들여다보고 평가하는 사람은 감독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동등한 자격을 가진 사람끼리 평가하고 감독하는 일이 많다는 점을 상기하면 감정평가 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감사원 소속 공무원은 같은 공무원인 부처 공무원을 감사하며 평가한다. 감리 업체 소속 기술자는 건설 업체 소속 기술자의 업무소홀 여부를 늘상 감시하며 평가보고서를 만든다.


그래서 좀 더 들여다보면 감정평가 업계가 극렬한 법령 개정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면의 다른 속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은 감정원법 제정 등의 과정에서 쌓인 불만과 불신이 우선이다. 감정원이 평가서 검토 권한을 갖게 될 경우 무작위 표본조사를 명분으로 표적조사에 나서 무더기 징계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엿보인다. 또한 검토를 통해 평가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할 경우 업무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입장처럼 법안이 만들어졌으면 그 법안이 적절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하위 법령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섣부른 예단과 기우로 인해 하위 법령 개정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감정원은 주어진 권한을 남발하지 않음으로써 일감 부족 등 위기에 처한 감정평가 업계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도 긴요하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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