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70. 최시원 조이코퍼레이션 대표
워크인사이트 국내외 1500개 매장에서 사용
텍스트 기반 채팅 서비스 '채널' 출시… 아시아 장악 목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조이코퍼레이션은 최시원 대표(32)의 네 번째 회사다. 그는 비디오대여점 관리 프로그램, 온라인게임, 소셜 광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 분석 시스템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다. 최 대표는 실패를 거듭했지만 '창업'이 운명이라 여겼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창업을 했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당시 비디오대여점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비디오 대여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2년 6개월에 걸쳐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 프로그램으로 한 달에 3000만원을 벌었다.
최 대표는 "한 달 만에 큰돈을 벌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열망을 갖게 됐지만 그 시기에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지면서 한 달여 만에 모든 것이 멈췄고 첫 수입은 오롯이 아버지 병원비로 썼다"며 "아버지가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창업이 내 운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대학 진학보다는 창업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창업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01년이었다. 리니지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같은 온라인 게임들이 성공하던 시기에 온라인 게임 회사의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그는 방과 후에는 게임 만들기에만 열중했지만 엔지니어들과의 협업이 원활하지 못했고 두 번째 창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최 대표는 대학에 입학한 후 컴퓨터 공부에 빠졌고, 졸업반일 때는 대학원에 진학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졸업 직전 우연히 지원한 구글 인턴에 합격해 2010년 초 구글에서 일했다.
최 대표는 "내가 연구하려던 이론 분야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회사가 구글이었는데 정작 내가 연구하려던 코드는 구글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7~8년 공부해도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2010년 6월에 구글을 나와 애드바이미라는 소셜 광고회사를 차렸다"고 말했다.
2010년 팀원으로 참여했던 애드바이미로 최 대표는 세 번째 실패를 맛봤다. 애드바이미는 개인이 광고주가 홍보하려는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어주고 광고 수익을 나누는 모델이었다. 트위터 이용자 감소, 페이스북 광고 도입 등이 악재로 작용했고 해외 진출이 어려운 모델이어서 오래가지 못했다.
2013년 여름, 최 대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조이코퍼레이션의 주력 서비스인 '워크인사이트'가 이때 나온 서비스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하루에 몇 명이 방문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스마트폰 무선신호를 수집하면 고객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워크인사이트는 와이파이 신호를 분석해 매장에 몇 명이 들어왔고 얼마나 머물렀는지, 구매전환율이 얼마인지 측정해 수치로 보여준다. 2014년 출시된 워크인사이트는 현재 국내와 일본, 중국 등 1500개 매장에서 쓰이고 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모바일이나 PC 웹사이트에서 텍스트로 상담할 수 있는 채팅 서비스 '채널'로 두 번째 도약에 나선다. 웹사이트에 채널을 붙이면, 대화창에서 고객과 상담원이 텍스트로 상담할 수 있다. 카카오의 옐로아이디와 달리 채널은 모바일ㆍPC웹 홈페이지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 매장 관리자는 채널 외에 문자(SMS)로도 답변할 수 있고, 팀원 간 채팅도 가능하다. 채널 내에서는 워크인사이트의 매장 분석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게 연동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전화나 이메일 기반의 고객 응대를 채팅 기반으로 바꿔 소규모 회사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내년에는 자동으로 응답해 주는 오토봇(채팅봇)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아시아에서 많은 브랜드가 대화형 서비스를 편하게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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