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거부 행위는 시정조치에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 이번 건은 별건 처리"
향후 사실 조사 이후 가중처벌도 검토하기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사실조사 거부 행위에 대해 선 과태료, 후 가중처벌이라는 회초리를 들었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 사실조사 거부 행위와 관련, 개인과 법인 모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국가권력에 대한 도전인 만큼 이례적으로 조치하겠다는 게 방통위의 의지다.
방통위는 1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LG유플러스의 단말기유통법 위반 여부 사실조사 거부ㆍ방해 관련 사실 관계 및 조치방안'을 보고받았다.<본지 6월2ㆍ3ㆍ8일자 1면>
이 자리에서 박노익 방통위 국장은 "조사 거부ㆍ방해 행위에 대한 과태료는 사실조사 완료 이후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건에 대해서는 별건으로 구분해 우선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사실조사 거부에 대해 과태료를 우선 부과하고, 향후 사실조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가중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 4월부터 통신 3사에 대해 단말기유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실태점검을 실시했으며 위반 정도가 심한 LG유플러스에 대해 6월1일부터 사실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사실조사의 절차적 문제, 단독 조사에 대한 근거 제시 등을 요구하며 사실조사를 거부했다.
박 국장은 "지난 1일 방통위 조사관은 LG유플러스 본사를 방문, 사실조사 협조와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LG유플러스는 사실조사 근거와 통보 기일 준수 요청 공무을 보내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행 단말기유통법 22조에 따르면 방통위의 사실조사 거부ㆍ방해 또는 기피한 자에게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방통위는 사실조사 거부에 대해 조만간 LG유플러스 본사를 방문, 당사자로부터 확인을 받을 계획이다.
다음은 박노익 방통위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6월 1~2일,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지난 1일 오전 11시 경 조사관들이 LG유플러스 본사에 방문해 조사 이유, 대상, 기간 등을 설명하고 자료 제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LG유플러스 측에서는 오후 4시까지 자료를 주겠다고 답변했으나 4시 이후 관련 자료를 법무실에서 검토한 이후 주겠다고 답했다. 담당 공무원들은 18시까지 가다렸으나 이를 받지 못했고 철수했다. 철수하는 과정에서 LG유플러스 법무실에서는 단독 조사를 받게 된 이유와 조사 7일전 통보하도록 돼 있는 항의서를 제출했다.
2일 다시 조사팀이 오전 9시 45분경에 LG유플러스를 방문했지만 관련 임원들로부터 같은 이유로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아 10시경에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책상을 두드리는 행위와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 LG유플러스에 대한 조사가 타당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3일부터는 LG유플러스에 대한 조사가 다시 진행됐다.
-과거에도 이 같은 조사방해 행위가 있었나?
▲본사든 대리점이든 조사를 방해하는 일이 과거에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본사 차원에서 공문을 통해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조사방해 있었는데, 이번에만 별도로 처리하는 이유는?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많은 언론에서 관심을 표명하고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에 위원회 차원에서 기존과 달리 빨리 처리를 해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는게 좋겠다는 판단이다.
-조사 거부에 대한 제재 수준과 대상은?
▲단말기유통법에 따르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조사 대상으로는 현장 조사 과정을 거부 방해한 당사자들이 될 것이다.
-조사 전날 담당과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점심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
-사실조사 여부에 대해 LG유플러스에 알려준 시점은 전날 점심 때인가?
▲조사 첫날인 6월1일 11시로 알고 있다.
-사실조사 이후 가중처벌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추과적으로 가중처벌에 관련한 규정이 있다. 제작년 아이폰 대란때 본 것처럼 형벌조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에서 판단한 이후 형사 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형사 고발 대상에 권 부회장이 포함될 수 있는가?
▲아이폰 대란 때를 보면, 마케팅 담당 임원에 대해 고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보통 방통위 조사에 대해 대관 담당 직원이 대응하는데, LG유플러스는 법무팀이 나섰다.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1~2일 동안 LG유플러스가 관련 자료를 은닉했다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보고 받았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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