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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LCR 도입…은행 외환 위기대응 능력 강화키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4초

은행 30일간 외화 유출 버텨낼 수 있는지 판단
2008년 금융위기 외화유동성 관리 허점 발생
단기외채 급증·콜시장 쏠림현상 등 시장불안 예방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년 1월부터 모든 은행이 도입하는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iquidity Coverage Ratio), 일명 LCR은 외환시장에서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급격한 외환유출입에 대해 은행의 내성을 키워 향후 위기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외화 유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역대 최저로 낮췄으며, 미국 금리인상이 하반기 이후로 연기되면서 강달러가 예상된다.


오는 23일 진행되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와 연말 미국 대선 등으로 대외리스크로 인해 자금 유출 압력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달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완화하면서 투기성 외국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LCR 도입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유동성 대응 방안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LCR은 은행이 위기상황에서 30일간 외화의 유출을 버텨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거래상대방과 자산, 부채 유형별로 외화유출입을 세분화해서 유동성을 평가하게 된다.


은행이 보유한 현금과 외화지급준비금, 고신용 채권 등 유동성이 쉬운 외화 자산을 외화의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월말 일시적으로 유동성 자산을 매입해 LCR비율을 높이는 것은 방지된다.


LCR비율이 높은 은행은 위기 상황 속에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많이 보유했다는 의미로, 특별한 외부 도움이나 지원 없이 외화 유출에 대응할 수 있다. 반대로 LCR비율이 낮다면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늘리거나 외화 차입 규모를 줄여야 해 전체적으로 일정한 외화유동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그동안 정부는 외화 부채에 대해 만기 시점을 기준으로 일정한 자산을 확보하도록 하는 규제를 적용해왔다. 외화 부채를 만기에 갚을 수만 있으면 보유 자산 보다 큰 규모로 차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모든 은행이 만기 시점에 외화 규제를 만족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외화차입 차환율(만기연장비율)이 급락하고 실물 외화 공급까지 줄어드는 등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부분 회수될 줄 알았던 외화자산은 위기가 찾아오자 회수되지 못했고 외화예금까지 유출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만기 시점에 부채와 자산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바젤Ⅲ 권고를 반영해 작년 7월부터 실시해오던 외화 LCR 모니터링을 이번에 규제로 확대 도입하게 됐다. 은행의 대응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단기외채 급증이나 콜시장 쏠림현상 등 시장불안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도 외화 LCR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스웨덴은 2013년에 유로와 달러에 대해 100%의 LCR 규제를 도입했으며, 터키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도 외화 LCR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은행의 외화 유동성이 선진국 국채 등으로 다변화되어서 외화유동성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외화 콜시장의 수급 악화되더라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외화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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