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기반 얼굴 인식 서비스 개발 중
사람 별로 앨범 구성 가능, 올 가을 공개
사용자 기기에서 구현…클라우드로 전송 안해
구글, 페이스북 보다 개인 정보 보호 철저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얼굴인식 서비스를 개발 중인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가치에 둘 것이라고 약속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Craig Federighi) 애플 수석부사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회의 2016(WWDC 2016)'에서 "사용자의 기기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할 것"이라며 "애플은 사용자가 강력한 AI 기능을 이용하는 동시에 개인정보를 본인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오는 가을 공개하는 새로운 iOS에서는 사진 속 얼굴을 인식하는 서비스가 추가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컴퓨터 스스로 사진 속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 필수적이다. 사용자의 사진첩에서 인물별로 앨범을 구성할 수 있고 '산', '꽃' 등의 키워드로 사진 검색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미 수년전부터 이 분야에 연구를 진행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애플은 경쟁자들과는 달리 개인정보 보호에 방점을 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 등은 딥러닝 기술을 포함한 얼굴 인식 시스템을 자사의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하고 있다. 이 과정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클라우드에서 이를 분석, 결과를 이용자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이용자의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된다. 이들은 자체적인 개인정보 정책을 통해 모든 과정을 통제하고 있다고 하지만, 데이터를 주고받는 위험성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사용자 기기 내부에서 AI 시스템을 작동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가 유출될 원천적인 길을 막았다고 강조한다. 애플은 이를 위해 개인 정보 전문가인 아론 로스(Aaron Roth) 펜실베니아 대학교 교수도 등용했다. 그는 애플의 AI 시스템이 작동하는 과정 중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점검한 뒤 "오늘날 정보통신(IT) 기업 중 개인정보 보호 부분에서 애플이 가장 선두에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애플이 공개할 얼굴인식 서비스의 성능이 공개되지 않아 구글 등 클라우드를 활용한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다.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구현되는 이 서비스를 사용자의 기기 속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작동시킬지가 관건이다.
한편 그동안 애플은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에 큰 관심을 둬왔다. 올해 초에는 미국 연방 수사국(FBI)과 개인 정보 보호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FBI는 지난해 12월 일어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니디노 총기 테러사건의 용의자인 사이드 파루크의 아이폰5c의 보안해제를 요청했으나 애플은 고객의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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