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엇갈린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8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전날까지 6.8% 올랐다. 지난 10일엔 모처럼 52주 신고가(71만4000원)를 경신했다. 반면 경쟁사 카카오는 지난 12일 잠정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6.3% 내렸다. 카카오는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증권가 우려가 나오기 시작할 즈음인 지난 2월15일 52주 최저가(9만600원)를 찍은후 10만원대 전후로 연일 부진한 흐름이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1% 증가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과 모바일 광고 매출이 급성장한 덕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2분기 네이버가 271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62.5%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쇼핑 효과로 국내 광고가 구조적 성장세로 진입하고 있고 라인광고 매출이 본격 성장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3개월 동안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 20곳이 추정한 네이버 목표주가 중간값은 89만5000원이다. 이는 전날 종가보다 27.1% 높은 가격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29일 '주가와 실적은 결국 동행'이라는 제목의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네이버가 무려 11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강력 매수'를 권고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기업공개(IPO) 이후의 네이버 기업가치를 보면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현 네이버의 시가총액과 유사하다"며 "라인의 광고 수익화는 이제 초입단계로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여전히 주가 상승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인 21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주요 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줄었고 신규사업 투자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본격적인 실적 반등은 신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카카오 드라이버'와 '카카오 헤어샵'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엔 '카카오 홈클린'과 '카카오 주차'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다만 본업인 광고와 게임부문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실적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O2O(온ㆍ오프 연계)서비스의 성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 내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가 19곳의 카카오 목표주가 중간값은 16만원이다. 이는 현 주가 대비 60.6% 높은 가격이다. 다만 단 한곳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냈던 네이버와는 달리, 동부증권 등 6곳은 카카오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Hold)'를 제시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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