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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기반시설 담합 4개 건설사 기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2초

입찰 심사 허점 노린 뒤 담합 지적하자 오히려 으름장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기반시설인 '원주-강릉 고속철도 공사' 입찰 담합 혐의로 국내 대형 건설사 및 담당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19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현대건설 최모 상무보(53)와 박모 차장(41), 한진중공업 이모 부장(48)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두산중공업 이모 부장(46), KCC건설 이모 부장 이모(51) 등 4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4개 건설사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건설,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KCC건설 등 대형건설사 4곳은 2013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원주-강릉 철도 공사' 중 4개 공구(총 5800억원 규모)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가격을 짜맞추고 들러리 입찰 참여 등을 통해 공구를 1개씩 나눠 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담합 공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원주에서 강릉을 잇는 전체 14개 공구(120km, 총 사업비 3조9100억 규모) 가운데 원주~평창 34km 구간 4개 공구다. 당시 26개 업체가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이들 4개사는 공구마다 30가지로 세분되는 공사종류별 기준금액을 조작해 나머지 22개 업체를 배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 발주공사는 단순히 최저 가격을 써낸 업체가 낙찰받는 구조가 아닌 적정성 심사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담합 4개사는 통상의 건설업체라면 낮은 가격을 써낼 구간에서 높은 가격, 정상금액을 써낼 구간에서는 아주 낮은 가격으로 투찰해 심사단계에서 경쟁업체들을 탈락시켰다고 한다.


담합 건설사들은 발주처인 공단이 입찰 초기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낙찰자 결정을 미루자, 고위 임직원들의 항의방문 및 대형 로펌 자문 등을 동원해 재입찰을 가로 막고 계약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림픽 기반시설 특성상 사업 추진 일정이 빠듯한 점을 노린 셈이다. 공단은 이후 입찰담합 방지를 위해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올해부터는 최저가낙찰제 대신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직후 증거인멸 정황까지 포착된 관계자들은 오히려 회사로부터 공사 수주 대가로 승진·승급, 포상 등 인사·경제상 혜택을 누렸다”면서 “법인 뿐만 아니라 행위자 구속수사 원칙 등 담합사범에 대해 엄정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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