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법 "오염토지 팔면 전전매수자에도 손해배상"

시계아이콘02분 1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폐기물 매립 토양오염 유발, 용인될 수 없어"…오염 토지 방치행위 위법성 지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자기 소유 토지에 폐기물을 매립해 토양을 오염시킨 뒤 팔면 '전전매수자'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일 프라임개발㈜이 기아자동차㈜와 ㈜세아베스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판결문 확인'을 클릭하면 이번 사건 판결문을 볼 수 있다.

오염된 토지를 프라임개발에 판 기아차는 물론 해당 토지를 기아차에 넘긴 원래의 토지소유주 세아베스틸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자기 소유 토지에 토양오염을 유발하거나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한 종전 토지 소유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를 전전 매수하여 오염토양 정화비용이나 폐기물 처리비용을 지출하게 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했다.

세아베스틸(당시 상호 대한중기공업㈜)은 서울 구로동 일대의 이 사건 부지에서 1973년부터 20년간 주물제조공장을 운영하면서 토양오염을 시켰다.


세아베스틸(당시 상호 기아특수강㈜)은 1993년경 공장 철거 과정에서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고, 12월께 자기 소유 토지의 지분 2분의 1씩을 ㈜기산 및 기아차에 매도했다.


대법 "오염토지 팔면 전전매수자에도 손해배상" 대법원
AD


프라임개발은 해당 부지에 복합전자유통센터인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신축·분양할 계획을 세우고 기산이 취득한 지분 2분의 1을 한국투자신탁과 엘지투자증권을 거쳐 2001년 12월경 매수했다.


또 프라임개발은 나머지 2분의 1 지분을 기아차로부터 2002년 2월 매수했다. 또 이 사건 부지의 나머지 부분인 시·국유지도 매수했다.


나중에 해당 부지의 토양오염 및 폐기물 매립이 밝혀졌고, 프라임개발은 이 사건 부지 중 ‘사업 부지’의 오염토양 정화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을 이미 지출했다. 아울러 ‘사업 제외 부지’의 오염토양 정화비용과 폐기물 처리비용도 앞으로 지출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이 사건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은 기아차에 대해서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세아베스틸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은 기아차가 해당 토지 지분 2분의 1의 매도인으로서 34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기아차는 물론 세아베스틸(46억원)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기아차는 약 23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프라임개발에 해당 부지를 판 기아차는 물론 기아차에 해당 부지를 넘겼던 세아베스틸의 손해배상 책임도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을 파기환송했다. 원고 패소 부분까지 승소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쟁점이었던 세아베스틸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해 "토양오염을 유발한 자는 그 토양오염 상태가 계속됨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피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또한 오염된 상태의 토지를 전전 매수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하여 직접 오염토양을 정화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피고 세아베스틸은 이 사건 부지에 토양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한 자로서, 그 상태에서 이 사건 매매 부지를 매도하여 유통시킴으로써 그 사실을 모른 채 이를 전전 매수해 그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로 하여금 복합전자유통센터 신축·분양 사업을 위하여 오염토양 등을 정화 및 처리하는 데에 비용을 지출하였거나 지출해야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원고가 입은 이러한 손해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2심이 판단을 누락한 시·국유지 관련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피고 세아베스틸의 손해배상액에서 이 사건 시·국유지 부분의 오염토양 정화비용 및 폐기물 처리비용을 제외했다"면서 "원심판결에는 원고의 피고 세아베스틸에 대한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에 관해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보영, 김창석, 김신, 조희대 대법관은 세아베스틸의 불법행위 책임에 대해 반대 견해를 나타냈다. 이들 대법관은 "토양이 오염되고 폐기물이 매립된 토지의 매수인이 그 정화·처리비용을 실제 지출하거나 지출하게 된 것을 민법 제750조가 규정하는 ‘손해’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그 토지의 거래 상대방과 사이에서 논의될 수 있을 뿐이고, 그 이전의 매도인이나 오염유발자와 사이에서 논의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D

이들 대법관은 "자기 소유 토지에 토양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을 매립한 자는, 그 토지의 매매과정에 기망 등 다른 위법행위가 있고 그것이 매도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 그 직접 매수인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을 뿐, 전전 매수인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토양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을 매립하여 환경을 훼손한 행위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위법한 행위이며, 그 원인행위자가 해당 토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