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의 혼자 사는 노인이 10년새 3배 가량 급증해 이미 노인 4명 중 1명은 '독거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만65세 이상 독거 노인은 27만3190명으로 2002년 9만769명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노인 인구가 급증했고, 더불어 별거ㆍ이혼 또는 미혼으로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서울 사는 65세 이상 노인은 2002년 61만2783명에서 2014년 말 122만1616명으로, 올해 1/4분기 현재 128만26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 2010년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의 혼인상태를 보면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이 77.7%로 가장 많긴 했지만 2005년 84.1%에 비해 6.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별거는 6.8%에서 9.6%로 2.8%포인트, 이혼은 6.6%에서 9.5%로 2.9%포인트, 미혼은 2.5%에서 3.3%로 0.8%포인트씩 늘어났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황혼이혼(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은 20년 사이 14배나 증가했다. 1990년 2363건에서 2014년 3만3140건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전체 노인 중 독거 노인의 비율도 2002년 14.8%에서 2012년 21.5%, 2014년 22.3%로 늘어났다. 독거 노인 숫자가 그동안 매년 1~2만명씩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사는 노인 중 독거노인의 비율은 이미 25%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거 노인의 증가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이며 앞으로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독거노인 수는 현재 137만9000명으로 2005년의 77만7000명보다 1.8배 늘었다. 독거노인 수는 앞으로 갈수록 늘어나 2025년 224만8000명, 2035년 343만명으로 지금보다 2.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노인 중 독거 노인의 비율이 2015년 말 현재 17.8%에서 2035년 23.2%로 늘어나 노인 4명 중 1명은 혼자 살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독거 노인 문제는 특히 노인 빈곤 문제와 질병, 고독사 등으로 직결되고 있다. 서울 사는 독거노인 중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숫자는 2011년 기준 기초생활수급권자 3만7739명, 저소득노인 1만9273명에서 2014년 말 현재 4만6806명ㆍ 3만3382명으로 각각 급증했다. 또 2012년 현재 서울 시민들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은 1.8%인 반면, 독거 노인들은 16.8%나 된다. 또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보사연의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 미만인 독거노인 비율은 53.8%에 달했다.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13.3%)에 비해서 4배나 많다.
이에 대해 윤민석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존의 독거 노인 복지 서비스가 있지만 분절적으로 지원돼 비효율적이거나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마을공동체 사업 등 다양한 복지 사업과 연계해 혼자 사는 노인들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촘촘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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