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을 거르는 직장인 적지 않아
1인 가구가 늘면서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이들도 있어
물가 상승으로 절약하기 위해 끼니 거르기도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서울 마포구에 거주 중인 워킹맘 김성연(가명)씨는 아침마다 전쟁이다. 본인 출근 준비에 아이 등원 준비까지 하고 나면 정시 출근도 빠듯하다. 아침 식사를 해본 지가 언제인가 싶을 정도다. 매번 사서 먹는 점심만큼은 한식 위주로 잘 챙겨 먹으려 노력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직장 상사가 식사 메뉴를 고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하원 시간에 맞춰 서둘러 퇴근하고 나면 집안일이 쌓여 있다. 아이 저녁을 준비해서 주고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하고 나면 저녁 먹을 시간을 놓치기가 일쑤다.
입사 2년차 이정민(가명)씨는 올해 들어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 때문에 야근을 자주 하면서 지난 1년 동안 몸이 많이 불어났다. 취업을 준비할 때는 틈틈이 한강 변을 달리면서 운동을 했는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은 늘고 운동은 하지 못한 탓이다. 게다가 회식이 잦다 보니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다이어트를 결심했지만 운동할 시간을 빼기가 쉽지가 않다. 주말에라도 운동하려고 다짐했지만 밀린 잠을 자고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친구들 만나다 보면 금세 이틀이 지나갔다. 이씨는 결국 먹는 양을 줄이기로 했다. 5분이라도 더 자려고 아침을 걸러 왔고 점심 한끼는 챙겨 먹고 오후 6시 이후에는 먹지 않고 있다. 회식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하루에 한끼만 먹고 있다.
지난해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가 안방 시청자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농촌과 어촌 시골마을에서 자급자족을 통해 세끼를 해결하는 콘셉트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세끼를 챙겨 먹지 못하는 현대인이 많은 탓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아침이나 저녁을 거르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가족을 챙기느라 바빠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워킹맘도 있고 다이어트를 이유로 하루에 한끼만 먹는 여성도 적지 않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아침은 물론이고 혼자 집에 있는 저녁 시간에도 간편식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사람도 많다.
한때 건강에 좋다며 간헐적 단식이 유행했다. '규칙적인 식생활습관이 건강에 좋다'는 상식을 흔들었고 하루에 한끼를 제대로 먹고 나머지 식사는 거르거나 대용식을 찾는 현대인이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루에 한끼만을 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하루에 한끼만 먹다 보면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면역력 저하는 물론이고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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