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유방암 전장 유전체 해독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유방암 전장 유전체 해독이 이뤄졌습니다. 유방암 유전적 변이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른바 유방암이 왜 일어나는지 '백과사전'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국제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환자 전장유전체(全長遺傳體,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를 분석했습니다.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는 환자별로 다양합니다. 암 발생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환자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죠.
이번 연구는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해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93개를 확인했습니다. 암을 일으키는 1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냈습니다.
국내외 암 연구자들에게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유방암 유발 유전자 변이 지도를 제공하고 맞춤형 암치료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93개의 유방암 유발 유전자 중 특별히 10개 유전자에 유전적 변이가 집중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유방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데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에서도 높은 빈도의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습니다.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Protein non-coding region)이란 유전체 중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는 영역으로 전체 유전체의 약 95%를 차지합니다. 전장유전체 해독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암 유전체의 변이 특성 분석을 통해 12개의 치환변이(DNA 염기가 다른 염기로 치환되는 변이)와 6개의 구조변이(유전체의 특정 영역이 구조적으로 바뀌는 변이)를 발견했습니다.
이 중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을 때 원상복구하는 기능(DNA 수복기전)과 관련된 유전자와 APOBEC 탈아민화효소 유전자의 변이가 유방암에 특이적 유전적 변이 특성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APOBEC 탈아민화효소는 바이러스의 DNA와 RNA에 변화를 만들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를 말합니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 암 발병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공구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스트라톤(Stratton) 박사팀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습니다. 연구 결과는 3일 네이처 온라인판(논문명:The somatic genetics of breast cancer revealed by 650 whole genome sequences)에 실렸습니다.
공구 교수는 "유방암 발암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준비한 것"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유방암에 대한 발암 기전과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돼 정밀의료를 실현하는데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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