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양강'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은 예년보다 일찍 내놓은 프리미엄 휴대폰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13년 만에 매출이 감소하면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삼성과 애플의 실적은 글로벌 시장 포화와 경기둔화 속에 어느 업종, 어떤 기업이든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부단한 혁신만이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조7800억원과 6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56%와 11.65% 증가했다고 오늘 공시했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치(매출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치다. 반면 애플의 2016 회계연도 2분기(2015년 12월 27일~2016년 3월 26일) 매출은 505억6000만달러(약 5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애플의 전년동기 대비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3년 봄 이후 처음이다.
삼성과 애플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지난 1분기 실적을 놓고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와 LG전자,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거침없이 달렸지만 현대차와 SK하이닉스 등은 부진했다. 해외에선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트위터 등 IT 선도기업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시장에 실망감을 안긴 반면 페이스북은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2.9배나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적이 엇갈린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혁신과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와 광고주의 호응을 끌어낸 기업만이 좋은 실적을 냈다는 점이다.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카메라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갤럭시 S7을 조기에 내놓은 삼성만 봐도 그렇다. 삼성전자는 지난 2년 동안 전략 스마트폰 개발 집중, 생활 가전의 주방 강화 등 사업의 집중과 재편을 통해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포화,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맹추격 등의 난관을 돌파했다.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드러난 삼성의 선방과 애플의 추락은 다른 기업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조선ㆍ철강ㆍ해운 등 잘 나가던 간판기업들이 중국의 추격과 경쟁력 하락으로 구조조정의 격랑에 휩싸였다.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업도 언젠가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잘 나가는 기업들도 자만을 경계하면서 혁신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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