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5일 문재인 전 대표와 개인적으로 만나지 않겠다 언론에 밝힌 것에 대해 "말을 만들어서 사후에 한다는 건 내가 보기에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단둘이 보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이후 처음 광주를 찾은 김 대표는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와의 만찬 이후 제기되는 논란과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자꾸 이상한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며 "내가 지난 1월15일 더민주에 올 적에 수권정당이 될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춰주는 역할 하러 온다고 했기 때문에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는 분들은 각기 능력에 따라서 후보가 될 수 있고,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겠다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킹메이커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당대회 연기론과 관련해서는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대표에 미련을 갖는 사람도 아니고 이미 대표에 뜻이 없다고 얘기 했는데 그걸 갖고 자꾸 이러쿵 저러쿵 하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총선승리가 대선승리의 독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호남민심이 대선승리의 약이 되어야 하고 당이 환골탈태해 호남과 함께 대선승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1당의 자리에 올라 전국정당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호남의 지지없는 제1당은 많이 아프다"며 "철저히 수권정당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계파를 넘어 단결하지 않는다면 호남민심은 돌아올 수 없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계파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또다시 계파에 의한 투쟁이 벌어질 것 같으면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호남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당은 계속 비상상황"이라며 "총선에서 우리가 뼈 속 깊이 새겨야할 교훈은 '당권'이라는 계파의 욕심이 아니라, '집권'이라는 국민의 염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더 이상 계파싸움하지 않고, 공허한 관념의 정체성에 흔들리지 않아야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며 당의 변화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날 짧은 간담회 시간 등을 들어 참석하지 않았던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총선 끝나고 나서 하실 말씀이 많다고 생각해서 안 오신 듯 하다"며 '다음 기회에 시간 많이 할애해서 심정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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