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300명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저성과자에 대한 희망퇴직 유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내부 분위기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희망퇴직을 비롯한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측도 "합의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의 부인과 달리 최근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CEO 담화문을 올리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김 사장이 올린 '인사제도 및 노조 통합 협상타결 관련'이라는 제목의 담화문 골자는 NH투자증권의 통합은 끝났지만 업계의 경쟁구도가 격화되고 있으며 회사의 경쟁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김 사장은 담화문에서 "회사가 직면한 환경변화를 두고 회사와 직원의 미래에 대해 3가지 사항을 고민하게 됐다"면서 경쟁력, 인사제도와 조직문화, 노사관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임금과 NH투자증권의 임금과 복지 수준은 업계 최고 수준이나 수익과 생산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업부별 생산성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근무연차에 따른 승진자격 부여, 동일 직급 동일 임금 지급으로 인한 비생산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주기적으로 명예퇴직과 같은 방법으로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사관계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NH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 협상 과정에서 금전적 보상이 노사 간 쟁점이 됐던 점에 대해 당장 한쪽에 유리해 보이는 것도 결국에는 그 효과가 직원에게 돌아와 회사의 성과와 조직문화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언급은 결과적으로 NH투자증권이 당면한 상황과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저성과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올해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2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게다가 핀테크,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으로 은행과도 맞붙게 되면서 업계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자 생존전략으로 인력 감원을 통한 비용 절감을 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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