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소비자연맹의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스마트폰 평가에서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아이폰 등 해외 제품을 제치고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 매체의 평가로 갤럭시가 아이폰을 이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 브랜드가 해외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마치 우리 축구대표팀이 유럽을 꺾었을 때, 김연아 선수가 승전보를 보내줬을 때처럼 쾌감을 느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동료애와 무거운 책임감도 교차한다. 필자가 속한 회사도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카페는 3.0 시대를 맞이해 많은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해외 고급 디저트 문화를 수용해 안착시켰던 1세대, 급성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기만의 문화와 서비스로 생존한 2세대, 그리고 3세대는 그 경쟁을 거치며 특화한 디저트 문화로 다시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국경을 넘어 보니 인지도가 전무한 해외 소비자에게 우리가 평가받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KOREA'라는 하나의 브랜드였다. 국내에서 아무리 뛰어난 실적을 거두었다고 할지라도 타국에서 그것을 인정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주는 소비자는 없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나 인물에 대한 좋은 평가는 현지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상승시키는 한편, 그 반대의 경우로도 분명히 작용할 수 있다. 전지현의 치맥이 홍췐루 한인타운으로 수많은 중국인들을 불러 모았고, 최근에는 인천에서 중국인관광객(요우커) 4500명이 몰려와 치맥(치킨+맥주) 파티를 열게 만들기도 했다. 반면 이른바 쯔위 사태로 인해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과 재외 동포들이 혐한 기류를 걱정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해외 사업을 시작했다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인지하고 모두가 엮여 있는 한 팀의 일원으로서 전체를 위해 나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다른 국내 브랜드, 우리 다음 세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소한 부정적인 인식은 넘겨주지 않도록 힘을 쏟아야 된다는 생각이다.
따지고 보면 필자를 비롯해 많은 토종 카페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정착할 수 있었던 계기인 한류는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준 우리의 젊은 아티스트들과 앞서 진출한 기업, 그리고 그 토양이 되어준 국민까지 국내 모든 구성원의 조력으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시작부터 수많은 팀원들의 큰 도움을 받으며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류라는 큰 지원군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역사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또, 언제 다시 맞을지 모를 값진 특혜를 공짜로 얻은 것과 같다. 때문에 단순히 이를 일시적 기회로 삼아 사업을 확장하고 내 이름을 알리는 것에 만족하고 끝낸다면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한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서로를 위한 팀플레이를 한다면 더 큰 태풍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차피 세계로 나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우리의 국가적 현실을 고려할 때 3.0시대를 맞아 한국의 커피, 한국의 디저트 업계가 한 팀으로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또 미래 한국을 짊어질 다른 산업, 다음 세대로 한류를 이어줄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의 교두보가 되길 기대한다.
강훈 망고식스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