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람이 있는 풍경]쪽방주민 정성 한땀한땀 "불량양말, 희망인형됐죠"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용산 동자동 '새꿈더하기' 공방, 쪽방촌 주민들 양말인형 직접 만들어

[사람이 있는 풍경]쪽방주민 정성 한땀한땀 "불량양말, 희망인형됐죠" ▲용산구 동자동에 위치한 '새꿈더하기' 양말인형 공방에서 인형을 만들고 있는 쪽방촌 주민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희(가명·47·여), 정유영(가명·56·여), 이희주(가명·59·여), 박성욱(가명·61)씨가 직접 만든 양말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서울 최대 쪽방촌인 용산구 동자동. 이 동네에 자리한 7평 남짓한 공방에선 매일 불량 양말이 귀여운 인형으로 환생한다. 공방을 맡고 있는 쪽방촌 주민은 박성욱(가명·61)·김정희(가명·47)씨 부부와 이희주(가명·여·59)·정유영(가명·여·56)씨다. 다리가 불편해 잘 걷지 못하고 허리가 아파 오래 앉아 있지 못하지만 다들 약속이나 한듯 출근시간 9시보다 30분씩 일찍 집을 나선다. 이들이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것은 KT위즈 야구단에 캐릭터 양말인형 납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5일 방문한 공방도 문을 닫는 오후 6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과거 쪽방촌 주민들은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탓인지 서로를 경계했다. 서로를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이들에게 변화가 생긴 건 2층짜리 폐목욕탕을 리모델링해 만든 동자희망나눔센터가 만들어지면서다. 목욕 시설, 화장실 등 기초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곳에선 매일 다양한 주민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양말인형 만들기도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그러다 지난해 양말인형만 만드는 '새꿈더하기' 공방이 따로 생겼다. 취미 활동으로 시작했지만 한달 30만원을 벌 수 있는 일감이 됐다. 쪽방촌 주민들의 월 평균 소득은 50만원 수준이다. 이중 절반은 근로 능력이 없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수급자보다 비수급자 빈곤층의 생활이 더 어렵다.

작업반장 박씨는 공방에 오는 일이 더욱 즐겁다. 장애가 있는 아내를 홀로 두고 밖에 나오는 것이 마음에 걸렸었는데 지금은 아내와 함께 공방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봉제공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재봉틀을, 아내 김씨는 양말인형 속을 채우고 방울을 몸에 넣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씨는 허리 통증이 심해 복대를 차고 일을 한다. 박씨는 "일하는 동안은 안 아프다"며 "일이 끝날 때면 내 몸이 (아픔을) 안다"고 했다.


[사람이 있는 풍경]쪽방주민 정성 한땀한땀 "불량양말, 희망인형됐죠" ▲양말인형 공방에서 직접 만든 인형들. 직접 손으로 바느질 하기 때문에 크기와 얼굴 표정 등이 모두 조금씩 다르다.


양말인형에 눈과 코를 실로 박는 역할은 이씨와 정씨가 맡고 있다. 정씨는 젊었을 때 옷을 직접 만들어 입을 정도로 솜씨가 좋았다. 지팡이의 도움을 받아야 걸을 수 있는 정씨는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공방에 출근하면서 달라졌다. 정씨는 "집에만 박혀 있었는데 그걸 '방콕했다'라며 우스갯소리도 하고 사람들이랑 어울리기도 하니까 내가 참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면증과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만 공방 활동으로 많이 좋아졌다.


양말인형의 표정도 변했다. 양말인형의 눈과 코 등은 직접 바느질을 하는데 이때 그 사람의 심리 상태가 반영된다고 한다. 처음 만들어진 인형의 표정은 주로 우울하고 어두운 것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그 표정이 밝아지고 더욱 다양해졌다. 이씨는 "일일이 내가 손으로 직접 다 해야 하니까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처음엔 데면데면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식구가 됐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작업반장 박씨의 집에 모여 함께 나눠 먹는다. 요리를 직접 하기보다는 음식을 주로 배달시킨다. 쪽방촌 주거 건물은 공동 취사 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 먹기가 힘들어서다.


서울역쪽방상담소는 앞으로 공방 참여 인원을 더 늘리고 홈페이지를 개설해 정기적으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수현 소장은 "4명 정도 더 모집해 안정적인 생산이 이뤄지도록 하고 가족처럼 지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