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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현대證 인수] 시너지 or 승자의 저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다만 제시한 인수가격이 다소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 통합 초반에 시너지가 약할 경우 KB금융이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KB투자증권의 업계 순위는 기존 18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자기자본 기준 1위는 미래에셋-대우증권(5조8000억원), 2위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3위 KB-현대증권(3조9000억원) 순으로 자리 잡게 된다. 자기자본 규모가 3조2800억원으로 업계 6위인 현대증권으로 인한 KB투자증권의 순위 '퀀텀 점프'다.


기대할만한 것은 외형 성장 뿐만이 아니다. 외형상 업계 순위는 3위가 되지만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 통합해 미국의 BOA-메릴린치 모델로 성장할 경우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 질적인 강점을 모두 지닌 초대형 증권사로 재탄생할 수 있다. KB은행이 보유한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객 35만명을 즉시 WM와 연계시킬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된다.

지점 수가 97개나 되는 현대증권이 증권업계 새 트렌드인 '복합점포'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KB투자증권의 전략에 힘을 더해줄 가능성도 커졌다. 한 해 평균 50% 이상의 자산 성장률을 기록한 16개의 KB 은행·증권 복합점포가 확대될 경우 그 시너지는 단순 지점 수 증가에서 오는 효과를 넘어설 것이란 평가다.


IT 시스템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도 예상할 수 있는 시너지 중 하나다. 현재 KB투자증권은 IT 시스템을 코스콤에 위탁하고 있어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대증권 플랫폼 사용시 이러한 비용은 절감될 여지가 높다.


KB투자증권 내부에서도 몸집이 훨씬 큰 현대증권과의 합병으로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연거푸 증권사 M&A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내부적으로 사기가 떨어져 있었지만 이번 결과에 다들 환호하는 분위기"라며 "수 년을 기다려 잡게 된 업계 상위권 점프 기회인만큼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내부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인수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 인수가격을 알려진대로 약 1조원 내외로 가정했을 때, 이는 현대증권 순자산가치 대비 약 1.33배 수준"이라며 "지난해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0% 내외이고 경상 ROE는 5.0~6.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싼 인수 가격"이라고 평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현재 부채비율이 7.4%인 KB금융의 자금 조달능력은 3조4000억원으로 전혀 무리가 없지만, 단순히 보면 장부가 대비 28% 혹은 그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통합하더라도 성격이 보수적인 금융지주 때문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잡겠다는 의지가 강한 미래에셋증권과는 비교될 정도로 보수적이고 은행 중심인 KB금융의 문화가 자칫하면 통합 KB투자증권의 시너지를 약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일단 이번 결과를 환호하는 분위기다. KB금융 주가는 오전 9시25분 현재 전일 대비 300원(0.94%) 오른 3만2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 주요주체인 현대상선은 주가가 6% 가까이 올라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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