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일자리ㆍ수출정책의 중심에 있는 '강소기업' 리스트를 재정비한다. 청년들이 일하기 좋은 알짜 강소기업을 선별하는 한편, 강소기업과 강중기업을 구분해 차등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청년 구직난과 일자리미스매치 해소 측면에서 강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책적 지원을 집중하는 한편, 진짜 제대로 된 강소기업을 추릴 수 있도록 재정비한 리스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 신용도, 임금체불 이력, 산업재해율, 고용안정성 등 기존 강소기업 선별기준에 임금, 근로시간, 복지 등의 지표를 추가해 점수화할 방침이다. 또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초ㆍ중ㆍ말기를 구분해 강중기업과 차등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는 정부가 강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점차 늘리고 있는데 반해, 강소기업 선정 후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사후관리가 되지 않으면 이름만 강소기업인 '속 빈 강정'이 정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누리는 세금낭비가 불가피하다. 앞서 강소기업 육성사업의 일환인 히든챔피언 사업의 경우에도 선정된 일부 기업이 배임 등 범법행위에 연류됐다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정부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청년 실업난의 해결책을 '알짜' 강소기업에서 찾겠다는 방침이라, 먼저 청년들을 위한 제대로 된 직장 리스트를 확인하고 연계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5만명 규모로 예정된 청년취업인턴제의 경우, 강소ㆍ중견기업 비중이 전년 대비 두 배나 늘었다.
수출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에 대한 지원을 두 배씩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게 강소기업"이라며 "무엇이든 배 이상 지원을 늘릴 수 있게끔 다시 지원책들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내수기업 3000개를 수출 강소기업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 규모를 5000개로 확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강소기업 숫자 늘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초 발표한 강소기업은 1만2455개소로 1년 만에 30%가까이 늘었다. 강소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청년인턴사업, 고용창출지원사업, 병력특례업체 지정 등에서 재정ㆍ금융 지원과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자리, 수출 등 모든 측면에서 강소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혜택을 강화해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