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신중한 기준금리 인상을 강조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흥국 주식 및 통화는 연초 불안에서 벗어나 이달 큰 폭으로 상승했다. 23개 주요 신흥국 증시로 구성되는 MSCI 신흥시장 지수는 한달 간 10% 뛰었다. 지난 1월 저점에 비하면 18% 넘는 상승률이다. 달러 약세와 맞물리며 신흥국 통화도 줄곧 강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같은 기간 4.5% 올랐다. 이대로라면 지난 2012년 1월 이후 최대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듯하다.
원유를 비롯한 글로벌 상품 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확대,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등이 신흥국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위원들의 매파 발언이 쏟아지면서 달러가 뛰었고 이 여파로 신흥국 증시와 통화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4월 위기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옐런 의장이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가 하락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꼽으면서 느린 금리인상을 강조한 것은 신흥국 시장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에 불고 있는 훈풍이 오래가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요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 전망을 고려할 때 거시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흥국의 3월 선방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이달 30% 뛰면서 세계 증시에서 1위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브라질 헤알은 달러 대비 10.5% 올랐는데 이는 러시아 루블에 이은 2위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물러나고 친(親) 시장 정부가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호재가 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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