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경제'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부 정책 비판 등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던 야당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경제라는 단일 사안에 대해 이례적인 집중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더민주는 왜 '경제'에 집중하고 있을까.
최근 더민주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이 현역의원의 통신자료를 조회한다거나, 정부 여당의 누리과정 지방교육청 편성 의무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 현안에 대응하기 보다는 경제 이슈에 당대표에서부터 선대위 조직에 이르기까지 모두 올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같은 기조에 대해 "경제에 초점을 맞추자는 생각은 지난해 2월 전당대회 이후부터 추진됐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지난해 2·8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당대표를 선출한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했다. 다만 재보선 패배 이후에 당내 혼란이 전개됨에 따라 '경제'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을 뿐이다. 당 상황이 선거를 앞두고 안정됨에 따라 애초의 구상대로 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선거 기조를 경제와 정치 어느쪽에 잡을 것인지 논쟁이 있었다"며 "현정부의 경제 실정이 더 심각하다는 판단이 있어 경제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더민주 관계자 역시 "현 상황은 일자리·주거·복지 등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때보다 어렵고 위기"라며 "야당이 이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국민을 보는 정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총선 뿐 아니라 대선 까지 감안했을 때 경제 분야에 있어서 대안세력으로서의 위치를 다지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경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에 대해 더민주는 일장일단이 있다는 입장이다. 장점으로는 선거 프레임이 경제에 맞춰질 경우 북풍(北風)과 같은 돌발 프레임에 비해 대처하기가 훨씬 용의하다는 것이다. 일단 더민주는 새누리당이 강봉균 공동선대본부장을 등판시키는 것을 보고서 원하는 선거판이 됐다고 봤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쪽에서 경제 이슈를 부각시켜도 새누리당에서 반응이 없을 것을 우려했는데 강 위원장이 나서게 됐다는 것은 반응이 있다는 것으로 본다"며 "원하는 선거판이 됐다"고 말했다.
단점은 경제를 주요 이슈로 내세울 경우 정치적 사안 등에 비해 폭발력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경제 이슈는 아웃복싱(상대편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타격을 노리는 권투)과 같아서 폭발성이 떨어진다"면서도 "계속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누적된 효과가 발휘해 국민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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