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현대증권 인수가격이 최대 1조원에서 결정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지난 25일 마감한 현대증권 본입찰에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가 참여했다. 인수 희망자로 거론됐던 LK투자파트너스를 비롯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간사는 입찰 후보자들이 제시한 가격, 자금조달 능력 등 평가가 끝나면 29일 우선협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재입찰에 지난해 KDB대우증권 인수를 놓고 맞붙었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이 뛰어들면서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올라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이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증권에 패하면서 대형증권사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미 이들은 대우증권 인수에 뛰어들었던 만큼 자금 조달 계획도 확보됐다. 지난해 대우증권 본입찰에 한국투자증권이 2조2000억~2조3000억원, KB금융지주가 2조1000억~2조2000억원을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져 확보된 자금은 여유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들 후보자가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 실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베팅을 세게 하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증권 인수가로 최대 1조원설까지 거론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인수가격 결정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써낸 기준가격에 달려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24일 써낸 기준가가 3개 후보자 가격보다 높을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제일 높은 입찰가를 써냈다고 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무조건 현대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입찰 후보자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오릭스PE가 제시했던 6500억원 이상을 써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프로그레시브딜'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레시브딜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해 본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 기준가격 공개가 29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정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간사는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확인 실사 등을 거쳐 새 주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거래종결 시점은 5월 말이 될 전망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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